이 사진이 컴퓨터 모니터랑 나란히 있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아내랑 아이가 강아지를 한 마리씩 안고 있네요. 이 강아지들은 울산에서 진도까지 가서 데려온 백구 한 쌍입니다. 아내의 친구 할아버지가 진도에 사셨는데 진돗개와 관련한 언론 인터뷰에 자주 나오시는 겁니다. 아파트에 살다가 마당이 넓은 집으로 이사한 직후라 반려견을 기를까 생각중이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부탁을 드렸습니다. 할아버지 연세가 여든아홉이셨습니다.
장장 6개월을 기다려 괜찮은 개를 구했다며 가지러 오라셨습니다. 1박2일동안 왕복 12시간을 운전해서 온 가족이 다녀왔었죠. 진도읍내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아이는 강쥐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때문이었는지 잠도 설치더군요. 눈 코 입만 새까만 새끼백구들이 얼마나 귀엽던지. 그들 중 골라주신 두 마리를 데리고 오는데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아이는 차안에서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새롬이와 재롱이로.
후일 암컷인 새롬이는 우리집에서, 수컷인 재롱이는 부모님이 사시던 본가에서 천수를 누리고 하늘로 갔습니다. 이곳으로 이사와서도 개를 기를까 하다가 민박을 하는관계로 생각을 접었습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문득 이 사진이 눈에 띈 이유는 모르겠지만 귀여운 강아지를 막 데리고 와서 `젊은 아내와 어린 딸`이 강아지를 안고 있는 모습이 새롭게 느껴지네요.
사진을 넣은 틀은 딸아이가 초등학교 수학여행 기념으로 저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거기다가 아이가 사진을 저렇게 오려넣어 넣어 아빠가 주로 서식하는 컴퓨터 모니터옆에 뒀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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