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속에 고이 담겨 온 숲속자연란>
<일반 계란판에 옮겨 담아봤다. 참 깨끗하다>
<엄동설한에 웬 앙증맞은 호박, 동봉되어 왔다>
아마 10여 년 전인가 싶다.
고향에 살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 친구들에게 불려 나갈지 모른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봄날
건축업을 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오는데 뭐해?"
"응? 어...그냥 컴퓨터 앞에 있는데, 왜?"
"날궂이 한잔해야지, 나온나"
울산 근교 울주군 척과라는 곳으로 따라 갔는데
배나무 과수원이 아주 넓었고 닭들이 방사되고 있었다.
"토종닭 두어 마리 옻넣고 푹 고아 소주 한잔 먹자"
"옻이 위장에 그렇게 좋다잖아"
대낮부터 술판을 벌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자리에서 달걀이야기를 들었었다.
`하나에 500원이나 하는데도 없어서 못 판다` `약수터 오는 사람들이 서로 사갈려고 난리다`
하나에 500원이라...
일반달걀 한판에 2,000원 정도 할 때인데 하나에 500원이라니!
우리들은 놀랐고 과수원 주인장은 `특별한` 닭사육장의 환경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실 별 것도 아니었지 싶다.
닭 먹이는 농협에서 파는 사료가 전부였던 것 같고
다만 넓은 과수원을 마음대로 뛰놀면서 이따금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정도였는데.
***
숲속자연농원 달걀을 진작부터 접하고 뭔가 표현을 해야 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광고마냥 `좋은 줄은 알겠는데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네` 그거였다^^
약 두 시간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암과 사투를 벌이는 분인데 두번 수술에 세번째 항암치료를 받고계신 분이다.
한 시간씩 통화를 하고나면 나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력일까 아니면 음식섭취같은 후천적인 문제일까.
부부가 암에 걸려 생을 달리한 분들이 의외로 많은 걸 보면 아마 후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먹을거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우린 본인이나 가까운 분이 몹쓸병에 걸리고서야 깨우친다.
남자의 33% 여자의 25%, 남자 셋 중 하나 여자 넷 중 하나가 암으로 죽는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술 담배가 해롭다지만 나는 평소에 먹고 마시는 음식과 물에 장수의 비밀이 있을 거라 믿는사람이다.
왜냐면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유전적인자가 전혀 별개임에도 모두 팔순 중반에서 아흔까지 사셨기 때문이다.
대장암이 발병하기 까지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5년 잠복기를 거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 내가 먹는 음식에 혹시 5년 또는 15년 후 암에 걸릴 나쁜요인은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
http://blog.daum.net/ttravel67 <= 이 숲속자연농원 블로그에는
항생제가미된조사료, 유전자조작사료, 갑갑한 닭장속도 거부하는 한 농부의 닭키우기 다큐멘터리가 있다.
고생길이 훤히 보여 위로의 말도 꺼낼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남들이 감히 갈 수 없는 고난의 행군을 하며 좋은 먹을거리를 주는 숲속자연농원 농장주께 감사드린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을공동식수용 지하수 수중펌프 교체작업 (0) | 2010.12.21 |
---|---|
3통의 우편물 (0) | 2010.12.17 |
거제에서 이세*부부 다녀감 (0) | 2010.12.13 |
오동동타령? (0) | 2010.12.11 |
어제, 오늘 예고없이 도착한 택배 두 개 (0) | 2010.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