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농사

어리버리 농부 호밀베고 고추심다

진이아빠 2010. 5. 12. 23:19

 

<자운영은 호밀에 밀려 겨우 명맥유지만...>

 

작년 면사무소에 호밀씨와 자운영씨를 주문했는데

자운영은 일찍 뿌리고 호밀은 늦게 뿌려야 한다기에 자운영씨앗을 먼저 뿌렸다.

그런데 자운영은 보이지 않고 호밀이 무성하게 자랐다.

이웃동네 이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겨울이 춥다보니 동해를 입어 자운영은 조밀하게 자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듬성듬성 호밀사이에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나 보다.

내년부터 호밀만 뿌려야겠다.

<기계는 자고로 메뉴얼대로 사용해야 오래쓴다>

 

요즘 나오는 4행정 예초기가 좋아보여 사려고 했더니

농기계 파는 사장님이 아직 4행정은 별로니까 2행정을 써라고 권한다.

일일이 엔진오일과 휘발유를 섞어서 사용하는 게 불편하지만 사장님의 말씀을 따랐다.

매번 눈금이 있는 계량통에 휘발유를 먼저 붓고 엔진오일을 정량대로 섞어 사용한다.

기계는 대충쓰면 수명이 짧을 뿐만 아니라 고장도 잦다.

그래서 기계에 관한 한 메뉴얼을 꼭 지키려 노력한다.

특히 예초기는 마지막 사용할 때 완전연소를 시키고 장기간 보관해야 고장이 없다.

4년째 쓰고 있는데 일발시동이다^^

<엉거주춤 자세가 영 이상하다. 그러나 기마자세는 기본이다 ㅋㅋ>

 

호밀이 너무자랐다.

사실 벌써 한두 번 베었어야 하는데

농장을 구입하는 단계부터 묘목을 심는 과정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었고

그 일로 인하여 묘목의 상태도 희한하게 도통 자라질 않는다.

그래서 열 번 갈 것도 한 번가고 만다.

토양정보를 뒤늦게 알아봤더니 감나무를 심기에 적당한 곳도 아닌 것 같고...

이거 참 진퇴양난이라고 해야 하나.

토양정보보기 클릭 (토양전자지도->작물재배적지->주소넣고 검색)

<고추심을 곳을 별도로 갈지 않고 그냥 자연농법으로^^>

 

작년에는 집사람이 장아찌를 담고싶다고 해서

아삭이고추랑 청양고추만 조금 심었었다.

삽과 괭이로 풀밭을 일일이 뒤집고 이랑을 만들어서 심었는데

올해는 호밀을 벤 그 자리에 그냥 비닐을 깔았다.

생각보다 농작물은 자연그대로일 때 잘 자란다.

늘 그렇듯이 비료나 농약은 단 한방울도 주지 않는데도

지리산자락 영롱한 이슬이 영양가가 높은지 잘 자라주었다.

<감나무를 심었던 곳인데 장렬히 전사하고 삐리한 고추고랑이ㅎㅎ>

 

연작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작년에 심었던 곳으로 부터 떨어진 곳에 비닐을 깔았다.

몇 달 전 모 방송국 작가와 통화하면서 농사짓는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실험정신이 강하다나 뭐라나^^

`그래 어차피 누군가가 실험을 해야 새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 아녀`

올해 일반고추 50포기, 청양고추 10포기로 우리 김장용 고추 자급자족작전 돌입.

결과는 고추수확이 끝날 때 발표하겠음.ㅎㅎㅎ

고추모종값이 작년에 비해서 100% 인상되었다.

100원/포기 ===> 200원/포기 요렇게

<청정샘물을 퍼다 주면서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농사꾼 모양새가 이상하게 나왔는데 외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나.

사람이 아플때도 약을 주는사람의 정성이 반이고 약효가 반이라 했는데

식물에게 저렇게 정성을 쏟았는데

풍성한 수확물이 없으면 쓰나.

농기계도 없고 그냥 단순무식하게 철기시대 농사법으로 부딪쳐 보는거다.

며칠 후 가서 지주를 세워줄 계획이다.

 

<뭐 뎀빌테면 뎀벼라는 시건방진 자세지만 일을 끝낸 여유도 보인다>

 

사막의 폭풍작전을 막 끝내고 개선하는 밀리터리 ㅋㅋㅋ

다만 머리에 두른 등산용 수건이 언밸런스하지만

집사람과 밀리터리 커플룩으로 보무도당당하게 농장에 갔으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봤으면 `농사꾼이가 날라리가` 캤을끼다.

농사꾼도 패셔너블하면 좋잖나ㅎㅎㅎ

장화도 그러고 보니 좀 안 어울리네.

정글모를 사 쓰고 장화는 고어택스 군화로 하나 장만해?

<돌미나리 채취에 여념없는 집사람>

 

농장 옆 개울에 돌미나리가 많이 자생한다.

원래 미나리 예찬론자라 매년 뜯어다 먹는데 오늘 뜯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내일 대형관광버스 한 대를 타고 울산에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이다.

약 40여 분의 이종사촌 외사촌을 비롯하여 친형님과 형수님들도 오신다.

지난 3월 모임 때 멀어서 못간다고 어리광을 부렸더니 직접 오신다고...

어제 형수님들과 수 차례 통화를 하더니 미나리를 줄 모양이다.

봉다리봉다리 담는 모습에 동서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