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농장에 갔을 때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입니다. 작년 하반기에 제초작업을 하지 않은 아래 절반의 땅입니다. 작년, 텔레비전을 보다가 우연히 일본의 농민이 소개되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부부인데 사과농사를 짓더군요. 그분들은 10년 동안 농약이나 제초제를 일절 하지 않고 자연그대로 방치하다시피 농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물론 소득은 없었고 주위사람들은 그들을 비웃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농촌에서 요즘에는 간혹 볼 수 있는, 과거에는 절대 볼 수 없는 그런 광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농장도 매년 호밀씨를 뿌리고 3~4차례 예취를 해주는데요, 원래 논이었기 때문에 거름을 해야 하는데 거름이나 비료는 자연농법을 거스른다고 생각하기에 풀을 키웠다 벴다 합니다. 사진에 보면 키큰 마른 풀이 있는데 어디서 씨가 날아왔는지 갈대가 났습니다.
작년 가을 무렵 찍은 사진인데 풀이 이렇게 자랐습니다. 감나무가 풀보다 키가 크니 아무래도 풀과 영역다툼을 해도 감나무가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경쟁을 시키기로 했지요. 그 결과가 위의 사진인데 올해부터는 호밀을 베지말고 그냥 경쟁을 시켜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자연은 원래 인간의 간섭만 없으면 자생력도 강하고 적자생존이 분명하다고 하니까 기적의 감이 혹시 열리지 않을까요^^
이 사진은 작년 호밀을 베고난 후 모습입니다. 호밀은 감나무 아래서 썩어 거름이 되고 예로부터 관행적으로 비료와 농약을 뿌려대던 땅은 더욱 더 비옥해지지 않을까요. 기적의 사과를 생산하는 농민은 처음부터 굳은 신념을 가지고 초지일관 밀어부쳤더군요. 그 결과 10년 됐을 때 사과가 달리기 시작하더니 점차 생산량이 증가하고, 그 사과를 자연상태에서 그냥 놔둬도 썩지 않더랍니다. 관행농으로 생산한 사과와 기적의 사과를 비교해 보여주더군요. 일반사과는 며칠 지나지 않아 썩었는데 기적의 사과는 말랐습니다. 수분만 빠져나간다고 해야 옳을 듯.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없어서 못 파는 사과`가 되었다고 하네요^^
저는 믿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런 감을 생산하면 소비자가 믿어줄 거라고요. 감나무 식재 메뉴얼에 보면 땅을 1m 정도 파고 부산물퇴비를 50cm가량 넣은 후에 묘목을 심으라고 되어 있어요. 그러나 저는 그것도 무시하고 그냥 묘목만 심었는데 그 이유는 톱밥을 만들 때 가구같은 폐목을 사용한 예가 있다고 보도되었거든요. 요즘 거름이 어떤건지 알면 사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소똥이나 닭똥, 돼지 축사에서 나오는 거름이 좋다고 하지만 옛말입니다. 이유는 사료를 먹이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다 아실테고요. 길게는 10년도 감수할 각오인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전에 굶어 죽으면 할 수 없고요^^;;
죽어도 농약은 치지말자!
죽어도 비료는 치지말자!
그러다 죽으면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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