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바기오

성탄절과 연말 연시는 최대 명절

진이아빠 2009. 8. 17. 08:22

 

<우리나라 `70년대 풍경과 비슷>

<웬만한 쇼윈도우에는 이렇게 장식>

 

필리핀은 카톨릭국가이기에 크리스마스가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다.

12월이 되면 거의 모든 상가와 사람들은 명절 분위기에 들뜬다고 한다.

 

캐럴은 기본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한다.

 

나도 덩달아 인사를 받고, 하고

무신론자도 그들 방식으로 반갑게 인사를 주고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명절은 거기도 아이들 중심으로 즐기는 분위기였지만

크리스마스 당일과 12월 31일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였다.

 

크리스마스는 가족단위로 가까운 성당이나 교회를 찾고 비교적 평온하고도 엄숙한 분위기였는데

12월 31일은 전국이 공포의 폭죽소리로 뒤덮였고 폭약냄새가 매캐하게 코를 찔렀다.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계속되는 폭죽놀이로 온세상이 전장같고

그분들은 나에게 아예 오늘은 잠잘 생각을 말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어려운 경제여건과

작년 전 세계에 몰아닥친 경제난 때문에 다소 시들해졌다는데 그래도 내겐 굉장한 경험이었다.

 

열대지방 특유의 열정이 넘치고

낯선이에게도 스스럼없이 잘 대해주는 낙천적 사고의 그들...

 

부자가 가난한 자를

가난한 자가 부자를 원망하고 탓하지 않는다는 그들과 우리나라의 현실이 오버랩되었다.

 

종교적 신념이 강해서인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순응한다는데...

 

그곳에 있는 우리 교민 중 어떤 분은

수백 년 동안 식민지 생활을 해서 국민성이 그렇게 고착화됐다고 하던데 내 생각엔 글쎄다.

 

선물가게에서 포즈를 취해준 여성판매원은 소녀마냥 해맑은 미소가 일품이었다.

내가 아무것도 사지 않았는데도 친절한 인사가 기본이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진열된 상품은 우리나라 `70년대 조잡한 것들 같았지만

축제에 좋고 나쁨이 무슨 대수겠는가, 즐거우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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