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농사

어느 민박손님의 조언

진이아빠 2015. 8. 17. 22:02

 

 

 

 

 

 

 

 

지난 토요일 오후, 몇 년만에 딸내미와 계곡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내의 전화기가 진동합니다. 민박손님인데 기다릴테니 와달라는 겁니다. 얼른 철수해 와보니 어르신들 열한 분이 기다리십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데 억양이 귀에 익습니다. 어디서 오셨냐고 여쭈니 울산에서 왔다고 하십니다. 여차저차 족보를 따져보니 저의 중학교 4년선배님이고 형님 동기십니다. 더구나 저희가 서울에서 낙향했을 때 살았던 동네 바로 이웃분들입니다.

 

일행중 한 아주머니는 오미자농사 10년차 베테랑이시라네요. 일요일 새벽, 농장을 한번 보시고 싶대서 모시고 갔습니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농장에 도착하자마자 놀라십니다. 크게 두 가지에 놀라시네요.

 

첫번째는 농장관리가 잘 됐다는 겁니다. 넝쿨유인과 제초, 아랫부분 가지제거가 정말 잘 돼서 우리농장은 아주머니농장에 비하면 '임금님 정원'이라고 하시네요. 아주머니는 울산과 청송을 오가며 농사를 하셔서 아쉬움이 많다고 하십니다.

 

두번째는 2년차에 놀라울 정도로 많이 열렸다고 하시네요. 농장 구석구석 골고루 살펴보시더니 열심히 일한티가 난다며 열심히 관리를 잘 했기때문에 결실도 많이, 잘 된 것 같다고 하십니다. 아쉬운 점은 너무 많이 열린 나무는 힘들어 보인다네요.

 

잘 된건지 잘 못된건지 알지 못하는 초짜배기 농사꾼은 늘 불만에 아쉬움만 가득한데 고수님의 칭찬이 큰 위로로 와닿네요. 앞으로 지속적인 조언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예순이 넘은 여성 혼자 울산-청송을 왕복하며 2천평 오미자농사라니...

 

뜨거운 햇살에 연약한 새순은 녹아내리고 계절을 망각한 오미자꽃은 초보농군의 노심초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덩그러니 피어 헤벌쭉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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