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막걸리날씨

진이아빠 2013. 4. 23. 09:52

 

보시다시피 막걸리입니다^^

지난주 강원도 견학다녀와서 시원하게 막걸리 한잔하려고 냉장고를 열었더니...없더군요.

다음날 비가 추적거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막걸리사러 갔다왔네요.

우리집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렇게 막걸리를 비축합니다.

 

귀농하면서 도시에서 살 때보다 막걸리를 선호하게 됐는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릴적 들판에서 새참으로 막걸리 드시던 아버지생각에 자연스럽게 따라쟁이가 됐는가 싶기도 하네요.

그땐 집에서 동동주(찹쌀로 막걸리같이 담았던)를 늘 담아 드셨습니다.

따뜻한 아랫목은 동동주 항아리차지였고 뽀글뽀글 술익는 소리와 코끝을 스치는 냄새...ㅋㅋ

 

고등학생 때 아버지는 제게 처음으로 술을 권했습니다.

모내기하는 들판에서 어르신들 새참드시는 동안 멀뚱하게 있는 저를 부르셨지요.

`얘야, 속이 든든해야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 너도 한잔해라`

박을 타서 만든 커다란 바가지에 한가득 동동주를 부어주셨더랬습니다.

 

사실 그 전부터 술심부름하면서 홀짝거리고 마셨는데 아버지가 모르셨을 리는 없겠지만.

아마도 공식적으로 막내아들에게 술을 권하고싶으셨으리라 믿었습니다.

당시에는 당당한 몸이라 술도 세고 힘든 농사일도 척척해냈거든요.

아버지 말년에는 저랑 둘도없는 술친구였습니다.

 

오늘도 비가 추적추적 내립니다.

이런날은 곡찻날이지요.

강원도 견학다녀올 때 동승했던 아주머니께서 운전하느라 고생한다면서 사주신 메밀가루로 부침개를...ㅋㅋ

막걸리는 항상 스탠바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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