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촌놈으로 살려면 맥가이버가 돼야 한다는데...

진이아빠 2013. 3. 21. 15:57

 

온수분배기의 밸브가 고장나 교체했습니다.

처음 집을 지었을 때 밸브 하나에서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길래 건축업자에게 수리해달라 했지요.

업자는 직원이라는 사람 둘을 보내왔습니다.

작업하는 것을 보고 저는 갑자기 일이 생겨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니 일하던 분은 가고 없습니다.

아내 왈 "드라이버로 뭘 하는 것 같더니 교체 못하고 그냥 갔다"는 겁니다.

그양반들 일당쟁인데다 저같이 분해를 못해서 그냥 내뺀거였나 봅니다ㅎㅎ

건축업자는 그 이후로 코빼기를 보이지 않았고 물은 새다말다를 반복했습니다.

 

새는 양이 극히 미미하고 안 샐 때가 대부분이라 오늘날까지 왔는데.

며칠 전부터는 제법 많이 샙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철물점에서 똑같이 생긴 밸브를 하나 사와서 스패너를 들이댔습니다.

그런데...밸브 분해가 되지않습니다.

아무리 용을 써도 꿈쩍도 하지않습니다.

최대한 힘을 쓰면 될지 모르겠으나 뭔가가 부러질 것같은 긴장감에 최대한 힘을 쓸 수도 없습니다.

전문가에게 긴급 도움요청을 합니다.

 

전문가가 와서 힘을 써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간이 부족해서 힘쓰기가 어렵다며 비데며 변기를 분해합니다.

그리고는 힘껏 당기고 저는 옆에서 잡아주고...

어찌어찌해서 하나를 분해했더니 이왕 시작한 것 다 갈자며 밸브 네 개를 더 사오라는 겁니다.

총 다섯 개를 갈아끼우는데 진이 다 빠졌습니다.

어찌나 분해가 힘들던지요.

전문가 말씀이 중국에서 조립할 때 에폭시수지로 밀봉해서 그렇다는군요.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저주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교체하고 난 뒤의 모습입니다.

전체를 다 바꾸기에는 일이 너무 복잡해서 밸브 다섯개만 갈았습니다.

건축업자가 어디 쳐박아뒀던 재고품을 갖다 달았는지 원래부터 커버는 녹이 빨갛게 쓸어 있더군요.

집지으면서 건축업자와 얼마나 싸워야 하는지 지어본 사람들은 알 겁니다.

이것저것 싸우다 지쳐서 사소한(?) 이런 것은 말도 하기 싫더라고요.

두번 다시는 집 안 지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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