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고향갔다가 29일 왔습니다.
28일 아침 8시 30분 쯤 잔설이 있고 도로결빙도 풀리지 않아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평소 자주가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는데 승용차 한대가 미끄러지면서 길가 배수로로 곤두박질칩니다.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리다가 난 사고였습니다. 다행히 운전자는 무사했습니다.
88고속도로를 막 벗어날 즈음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평소같으면 조금 밟는데 정속 100km로 조심운전을 했습니다.
울산에 도착하니 11시 20분 쯤, 예약된 샤브샤브집에서 오랜만에 형제들과 회포를 풀었습니다.
주거니받거니 곡찻잔이 몇 순배 돌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즈음 2차 장소인 형님네로 옮깁니다.
주안상을 옆에 차려놓고 3천만의 대중오락 고스톱판이 벌어집니다.
동전 100원짜리니까 도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저와 셋째형님은 술상이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약 10시간 놀며 마시면 소주 서너병씩은 거뜬합니다.
고리를 듬뿍 떼가며 놀기때문에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는 돈을 딴사람이 거의없습니다.
어제 아침 일찍 형님댁을 나서서 부모님 산소에 갔습니다. 고향을 떠나오고는 자주 찾아뵐 수가 없어서 고향가는 길엔 꼭 들립니다. 어제는 부모님께 간절한 소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약 5년째 질질 끌어오는 채권이 하나 있는데 그걸 해결해주십사 하고요;;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저의 부모님은 막내인 저를 애틋하게 생각하셨고 저 역시 생전 부모님께 열과 성을 다해서 혼신의 효를 한다고 했기에 혹시...ㅎㅎㅎ
산소에서 내려오면서 문제의 채권관계가 얽힌 재개발현장을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사장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화이트보드에 적어가면서 장황하게 사업설명을 합니다. 조만간 사업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주겠다고 합니다. 건축업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복잡하게 꼬여서 서로서로 몸고생 마음고생을 한지 어언 5년이니, 부도 안 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지...
정오가 막 지난 시간, 간밤에 곡차를 과하게 마신 탓도 있고 해서 점심생각이 없었습니다. 집사람은 먹여야 하겠는데 내가 안 먹는다니 자기도 안 먹겠다고 합니다. 농협조합장하시는 형님께 전화하면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는데도 그냥 귀갓길에 올랐습니다. 대낮인데도 날씨가 꽤 쌀쌀하더니 88고속도로 함양 쯤 오니 온 산이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갈 때 비가내려 눈이 다 녹았을 텐데...전날밤에 또 내렸더군요.
고속도로를 벗어나니 도로가 엉망입니다. 엉금엉금 기어서 인월사거리까지 오니 배가 고픕니다. 집에 도착해서 밥준비를 하려면 귀찮을 것 같아 점심겸 저녁으로 간단하게 뼈다귀해장국을 먹고 들어왔습니다. 우리집앞에는 눈을 치우지 않아 하얗게 쌓여 있었습니다. 일부 녹아서 결빙이 됐고 일부 치울 수 있는 곳은 치웠습니다. 어젯밤 산책을 나갔더니 학교 운동장 인조구장에는 10cm도 더 쌓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함박눈이 또 내립니다. 올핸 정말 눈이 많이 내리네요.
원래 이 지역이 다설지역이라는데 한해겨울에 도대체 몇번이나 눈이 오는지 일기장을 보고 계산해봐야겠습니다. 오늘은 오래 전 예약하신 손님도 있는데, 엊저녁부터 몇 번 통화도 하고 문자도 주고받았는데 예정대로 오시겠다고 합니다. 눈길에 안전운전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