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제 농장갔던 사진 및 일과

진이아빠 2010. 7. 3. 11:18

 

 일반적으로 방아잎이라고 하는 배초향입니다.

혹시 추어탕이나 매운탕을 해 먹을 일이 있을까 싶어 주위에서 찾았지만 없어서 재작년에 울산에서 몇 뿌리 캐다 옮겨 심었는데 죽더군요. 그래서 작년에 또 다시 몇 뿌리 캐다 심었는데 토질이 안 맞는지 잘 안 되네요.

모래 자갈이 섞인 황무지같은 곳에 심어야 잘 된다는데 점토에 가까운 과거 논에다 심었으니 잘 될 턱이 없지요. 그래도 애지중지 돌보고는 있습니다만 잎사귀를 뜯어 식용으로 하기에는 부족할 듯합니다.

 해가 바뀌면 멀쩡하던 감나무가 이렇게 한 그루씩 서거하십니다;;

작년 농업기술센터 상담원 말로는 동절기 기온이 영하 17도 이하로 떨어지면 우리가 심은 감나무종은 동해에 약하기 때문에 아마 고사목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건지, 그러면 큰일인데.

처음부터 워낙 애정이 안 갈 일들로 시작된 농장인지라 대충 버려두다시피 했는데 죽어가는 나무를 보니 안타깝기는 하네요;; 부채도사에게라도 물어봐야겠어요. 농장을 계속할까요? 때려챠뿌까요?

 수세미 넝쿨을 줄태웠는데 아직 기초유격훈련중이네요^^

녀석이 똑바로 줄만보고 올라가야 하는데 옆으로 샐까 바로 탈까 망설이나 봐요.

그래서 집사람이 바인더 끈으로 선발대 줄기를 잘 오를 수 있게 묶어줬습니다.

아마 올해도 수세미는 효소로 담아져 누군가의 청량음료로 가게 될 것입니다. 비염에 효과가 있대나 뭐래나.

 수확시까지 달려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감은 이렇게 달려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조금 많은 숫자가, 어떤 나무는 하나도 안 달린...채...그렇게 서 있습니다.

감이 워낙 낙과가 많은 유실수종이라 마지막까지 가봐야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짐작만 하고 지켜보려고요.

끝까지 버텨줘서 맛볼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요^^;;

 이건 산딸기 나무같은데 꽃이 피었네요.

어릴적 소 풀뜯기러 가면 소는 대충 아무데나 버려두고 산딸기, 어름, 다래같은 먹을거리들을 따먹느라 정신이 없었답니다. 소는 남의 논에서 벼를 뜯어먹거나 콩밭을 전세내어 쑥대밭을 만들어놓고...

밭주인은 소를 붙잡고 어느놈이 소주인인지 찾으려 하면 겁이나서 아무도 소주인이라고 나서지 못하는 웃지못할 일들이 추억으로 남았네요. 옛날에는 이런 것들도 어찌나 맛있던지!

 이건 무슨 꽃인지 모르겠지만 매년 이맘때 농장 진입로 옆에 피어있는데 넝쿨에 주렁주렁달린 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얼핏보면 등나무꽃 비슷하기도 하고...

예초기로 이런 예쁜 꽃을 베기가 아까워 일부는 항상 남겨두고 본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밭(맨흙이 조금 보이는)이 면적 약 90평짜리 대지랍니다.

제가 이곳으로 오려고 할 때 저를 이곳으로 오게 한 분이 저땅을 자꾸만 권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좋은 뜻에서 그랬거니 했습니다. 나중에 사연을 알고보니 지난번에 사진으로 보여드렸던 우리농장 옆 연밭주인이 이 땅도 그 당시 같이 샀던가 봅니다. 난 동네 한가운데 있는 이곳에 집짓고 살 자신이 없다고 한사코 마다하고 지금의 땅에 정착했는데 돌이켜보면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겠다 싶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농장갔다 오면서 보니 전에 없던 푯말이 강가운데 서있습니다. 제가 피라미낚시를 하는 포인트이기도 해서 엥? 낚시금지표지판인가? 일단 멀리서 사진만 찍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궁금하더군요.

오후 저곳으로 가서 낚시를 했는데 천둥번개와 함께 장대비가 쏟아졌습니다만 꿋꿋하게 의지의 한국인으로 낚시에 임했습니다. 조과는 피라미 30여 수, 꺽지 3수 정도였습니다. 채비 두 번 터뜨리고 비 쫄딱맞고 비맞은 생쥐꼴로 귀가했네요. 고어텍스옷도 세월이 흐르니 비가 새네요-_-;;

 점심식사를 하고 궁금증 해소를 겸해서 낚싯대를 들고 나섰습니다^^

지리산생명연대에서 하천생태계조사를 위해서 세워놓은 것인데 용도는 모르겠네요. 며칠 전에도 셋이서 강가운데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며 하류로 내려가더군요.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뭐하느냐고요. 그랬더니 생태계조사를 한다기에 그럼 수달이 서식하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안다네요. 불법 투망과 3중망(일명 초크)그물을 치지 못하게 조치를 좀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수달녀석 밤에 후래쉬를 비추면 물속에서 새파랗게 두눈을 껌뻑입니다^^*

 일과를 마치는 즐거운 저녁시간입니다. 저녁식사 메뉴는 돈까스였더군요.

안주가 될만한 반찬을 보면 곡차생각이 간절해지는 것은 유독 저만의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곡차꾼들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곡차를 곁들인 돈까스 맛있었습니다. 밥에는 현미, 강낭콩 등 잡곡이 많이 섞여 있어서 색깔이 푸르딩딩(?)합니다. 취하도록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더워서 곡차량을 조금 줄였거든요.

 

이상 지리산자락 얼치기 농부의 7월 2일 하루 일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