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想

천안함은 왜 침몰했을까

진이아빠 2010. 4. 4. 12:49

개인적인 생각으로 `암초좌초후 침몰`이라 생각합니다.

사고 직후 텔레비전 자막으로도 그렇게 나왔던 것 같고 지금까지 일련의 징후도 그렇게 보입니다.

 

저의 짧은 상식으로 배는 부력에 의해 뜨고 부력을 상실했을 때 가라앉습니다. 천안함은 두동강이 났고 함미부분은 금방 가라앉았다고 했습니다. 함수는 상당시간 부력을 가지고 있었고 함미는 사고직후 부력을 잃었다는 말입니다. 즉 함미부분은 쇳덩어리무게로 바로 가라앉았고 함수부분은 속에 공기가 차있어서 몇 시간 동안 떠있었다는 뜻입니다.

 

선체는 여러 격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밸라스트탱크라는 격실은 선원들과는 관계없는,물을 채워 선박의 균형을 잡아주는 곳이지요. 적재량에 따라 물을 채우고 비우고 하는데 이곳이 비어있는 만큼 부력을 가지게 되고 배가 뜹니다. 선박의 적재가능 총톤수를 배수량기준으로 하는 것도 이 원리입니다.예상치 못한 급작스런 충격으로 이 탱크에 물이 차면서 함미가 가라앉지 않았나 싶습니다.

 

함수부분은 오래 떠있었고 함미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가라앉은 걸로 보아 배 아랫부분에 있는 격실에 서서히 물이 찼다고 보여지고요. 그 격실이 선원들의 공간인지 밸라스트탱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잔존부력이 침몰시간을 늦추었다고 추론하는 게 정상인 것 같아요. 게다가 나중에 함수는 뒤집어졌잖아요. 이건 부력과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부력은 아래에 무게중심은 위에.

 

사고지역도 의문입니다. 백령도 남서방 1마일 해상이라고 하는데 함미와 함수는 각각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서 찾았습니다. 우리가 물속에 납작하게 생긴 물건을 담가보면 아무리 무거운 물체라도 그 자리에 바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걸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게다가 조류빨이 세계 3위인 그곳에서 두동강난 배가 사고 후 얼마나 떠내려 갔을지. 사고지점으로 알려진 곳에는 암초가 없다고 하지만 그 전에 좌초되어 떠내려갔다면.

 

해군의 초기 보고에서 좌초, 파공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이 말이 모든 사고내용을 함축하고 있지 않을까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국방부나 해군수뇌부에서는 알고있을지 모르는-로 배가 백령도연안으로 너무 가까이 갔고 악천후에다 간조기에 수심이 얕아서 암초에 좌초된 후 수습하려는 과정에 선체가 두동강이 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재앙을 맞은 사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폐쇄적인 조직이 군이다 보니 뭔가를 숨기려 했던 것 같고, 작은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부르고 이젠 수습불가의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까요. 만일 속초함의 새떼를 향한 함포사격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면 이건 정말 루비콘강을 건넌 것 같습니다. 선체를 인양하면 사고원인이 밝혀질 거라고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아니라고 우기면 어쩔건지. 노무현 전대통령 말씀대로 군부에서 `기망`한 것은 아닐지.

 

국회 긴급질의에서 보수신문의 기사를 확인사살하는 국회의원이나 그에 답하는 국방장관이나 사고(사건)의 진실과 동떨어진 우문우답이 아닌가 싶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참 답답했습니다. 기뢰냐 어뢰냐를 두고 주거니받거니하는데 일국의 국방장관이라는 분의 말이 왔다갔다 합니다. 그 말을 외신들이 즉각 인용보도하면서 잘못하면 국제문제로 비화하게 생겼습니다. 미국은 애초에 북한관련성을 차단했는데.

 

승조원 시신이 인양되면서 구조보다는 인양쪽으로 방침변경이 되는 것 같은데 영구미제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뉴스만으로 사실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얼개를 대충 그려볼 수는 있을 것 같네요. 남은 우리의 아들들, 형제들이 무사히 구조되기를 기원하며 먼저가신 구조대원과 침몰어선 선원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