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다섯시 쯤
예쁘게 늙으신 할머니 한 분과
딸인 듯한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집을 찾으셨다.
따님은 너무나 공손한 말투와
예의바른 몸짓으로 시종 밝은 미소까지 띠었다.
실상사와 이웃마을에서 이미 며칠을 지내다 오셨다고 했다.
오늘 그 분들이 가셨다.
집사람이 매실효소를 희석해서
냉동실에 꽁꽁 얼려 두 병 드리고
나는 그 분들의 다음 목적지인 뱀사골까지 차로 모셔다 드렸다.
온화한 목소리와
교양있는 언어구사에서
잠깐 나눈 대화였지만 호감이 갔다.
내리면서 따님이 수첩을 내민다.
"혹시 다음에 다시 오면 꼭 찾겠다"며
전화번호와 이름, 그리고 농사짓는 작물까지 묻는다.
나중에 감을 수확하면 택배로 부쳐달라는 말도 곁들이고...
두 분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한참 봤는데 내심 부러웠다.
나도 아이가 나중에 결혼하고 여유가 있을 때 저렇게 다닐 수 있을까?
좋은 분들 잊을까봐
휴대전화 가테고리에 `민박`을 추가해서 전화번호를 입력해 뒀다.
다시 오시면 많은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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