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어느 할머니의 지극정성

진이아빠 2016. 12. 1. 09:15

 

어제도 농장에 가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오셨습니다. 처음 뵙는 분입니다.

 

"오미자 좀 따러 왔습니다. 할아버지가 감기로 몸져 누웠는데, 병원 가서 주사맞고 약먹어도 낫지 않았는데 엊그제 여기 와서 오미자 조금 따다가 달여 드렸더니 드시고 많이 좋아져서..."

 

할머니 말씀을 들어보니 할아버지는 몇 번 뵌 적이 있는 분입니다. 원래 우리 농장 땅주인이셨고 연세가 팔순 넘으셨으며 가끔 산책하다 만나면 인사나누던 분이십니다.

 

오전 일 끝나고 점심먹으러 다녀올 때 우리가 먹으려 말려둔 건오미자 조금 갖다드릴테니 댁에 가 계시라 했습니다. 점심을 서둘러 먹고 농장 가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아내가 챙겨준 건오미자와 오미자효소 한 병을 쇼핑백에 넣고 우산을 쓴 채 할머니댁으로 갔습니다. 빗소리 들으며 산책하는 운치는 나름 괜찮았습니다.

 

할머니는 고맙다는 말씀을 연신 하셨고, 할머니의 할아버지를 향한 사랑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삼남매 고생해서 대학ㆍ대학원까지 졸업시킨... 여느 할머니들의 말씀들.

 

오미자가 좋은 약재라 들었지만 어제 할머니의 말씀으로 확신을 가졌습니다. 저희는 냉장고 포켓에 항상 오미자 우린 물이 있거든요. 술마신 다음날 아침 마시는 그 느낌이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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