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고사리 한 근을 저울에 올리니 무게가 넉넉하다>
몇달 전이었던 것 같다.
우리집 민박손님으로 다녀가셨던 분께서 고사리가 나오면 사겠다며 부탁을 하셨더랬다.
이곳은 매년 다른지방보다 조금 늦에 고사리가 나온다.
일교차가 워낙 큰데다 겨울끝자락이 다른곳보다 길기 때문이다.
며칠 전 마실나가서 곡찻잔을 기울이면서 고사리이야기를 꺼냈었다.
초로의 할아버지께서 고사리농사를 많이 하신다며 특별히 양을 넉넉히 담아서 주시겠단다.
고사리농사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귀농 첫해에 경험했기에 넉넉히 주시겠다는 말이 부담스러웠다.
생고사리 10kg정도를 꺾어 삼고 말려야 고작 600g 한 근이 된다니 쉬운 농사는 절대 아니다.
이곳 농산물이 맛있다고 널리 알려진 이유는 큰 일교차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사와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이 가을부터 봄까지 약 20도 가까운 일교차였다.
올해도 봄이 한창이었던 지난 4월 27일, 경사지 농장의 배수관이 얼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물론 올해같은 경우에는 냉해를 입어 고사리건 사과건 피해를 입지만 여튼 일교차는 대단하다.
우리나라에 산내라는 지명이 여러곳 있는데 얼음골사과로 유명한 곳도 밀양 산내면이다^^
여기도 뱀사골사과가 유명하고 지리산 상추도 다른곳에서 생산된 상추보다 맛도 뛰어나고 저장성도 좋단다.
귀농한지 햇수로 6년차이니까 짬밥값을 하려면 이웃들의 우수한 농산물을 조금 팔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봄엔 고사리를, 가을에는 사과를 팔아드릴까 하는데 민박하시는 분들이 좋아하실지...
<북방개구리?인지 식용개구리양식하는 사이트에 이 개구리가 있던데...>
봄부터 온 들판에는 개구리 노래소리가 떠나갈 듯한데 자세히 들어보면 다양한 소리가 섞여있다.
`개골개골` `꽥꽥` `꾸르럭꾸르럭`... 올챙이들이 물속에서 헤엄칠 때 보면 다양한 녀석들이 혼재함을 알 수 있다. 새까맣고 아주 작은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손톱만한 녀석들도 있다.
비오기 전에 구슬프게 울어대는 손톱크기의 `청개구리`는 죽도록 말 안듣다 엄마를 냇가에 묻어서 그렇대지? 아무튼 생태계는 건강하게 살아있다.
<녀석은 독사다>
요 며칠새 고사리꺾으러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생명체를 접했다.
독사는 꽤 오랜만에 보는 듯한데 구렁이, 화사 등은 제법 흔한 것 같았다.
개구리나 쥐가 들판에 흔하니 먹이사슬의 우위에 있는 야생조수들이 공존하는 모양이다.
두더지가 차가 밟고다녀 반들반들한 땅속을 파면서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시골은 생태천국이다.
<누군가 사냥을 하기 위해 영점을 잡은 표적지>
역시 인간은 최상위 먹이사슬을 점하고 있다는 증표인가, 아름다운 자연속에 표적지를 달아놨으니.
멀리 지리산 보조능선들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는데 그를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는 표적지가 가슴쓰리다.
물증은 없으나 심증으로 이 표적의 주인을 알고 있다.
지리산은 반달곰을 방사한 지역이 아닌가...
<이건 올무다>
사진 좌측에서 1/3지점을 자세히 보면 까만 철사줄같은 올무가 보인다.
불특정 야생조수를 향한 인간의 잔악함이 묻어나는 모습이다.
이것을 놓은 사람도 물증은 없지만 심증으로는 알고 있다.
부디 회개(?)해서 자연을 자연그대로 놔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요즘 야외활동?하느라 인터넷붙잡을 시간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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