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우중 돌미나리와 쑥채취

진이아빠 2012. 5. 2. 11:09

 

 <농장옆 밭일하시는 할머니>

 

할머니는 칠순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부지런하게 풀과의 싸움을 하신다.

자투리땅도 허투루 놀리지 않으시고 마늘이며 들깨며 옥수수까지 골고루 심으신다.

엊그제는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궂은 날씨임에도 밭에 나오셔서 제초작업을 하셨다.

 

돌미나리를 채취하는 우리를 보시고는 "미나리가 어디서 왔는지 자꾸만 늘어나네"하신다.

수십년간 농사를 지으시면서 보지 못했던 미나리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났다니 자연의 섭리란.

산삼의 경우는 인삼씨앗을 짐승들이 먹고 산에다 배변해서 자란다고들 하는데 미나리는?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는 날씨임에도 우의로 중무장한 채 쑥과 돌미나리를 채취하는 아내>

 

처음 시골로 이사오겠다고 했을 때 아내는 몇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그 중 하나가 땡볕에 나가서 농사일을 시키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는데 나름 이유가 있어서 수긍했다.

그런데 요즘 농장가자고 조르는 일이 다반사고 쑥과 미나리를 채취하겠다고 열성이다.

 

쑥은 떡을 만들어 친정부모님과 나눠먹고 돌미나리는 가끔 수요가 있어 판매하고 있다.

시급으로 하면 몇 푼이나 되겠냐만 땡볕이 아닌 날은 뜯는 재미가 쏠쏠한지 농장 데려다달라고 조른다.

아내를 농장에 데려다놓고 나는 산으로 고사리채취하러 가곤 했다.

 

떡만들 쌀을 사놨는데 쑥이 아직도 부족한 모양이다.

오늘도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농장가지않겠냐고 은근히 조른다.

최근 며칠 무리를 했는지 허리가 부쩍 안좋아 병원엘 가볼까 하는데 농장이라니...

 

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서방은 허리가 뽀사져도 별볼일없는 거임?ㅋㅋ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헉, 지진?!  (0) 2012.05.11
지리산 건고사리가 출하되기 시작했다  (0) 2012.05.04
미나리전에 막걸리 한 잔  (0) 2012.04.28
슬픈 할미꽃  (0) 2012.04.26
연등달린 실상사  (0) 2012.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