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

82cook 손님 부부와 생일파티

진이아빠 2010. 1. 17. 16:44

 

 어제 오후

전북 고창이라면서 저희집에 오시겠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두어 시간 기다리니 젊은(?)부부가 오셨습니다.

 

여장을 풀고

차를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에 저희들이 곶감걸이 심부름할 때 집사람과 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조만간 귀촌을 하실 모양입니다.

그래서 여유롭게 전국 곳곳을 다니시나 봅니다.

저녁식사는 이웃 식당에서 해결하셨고(저희들이 맛있는 반찬만들 자신이 없어서^^;;) 식후에 쭈욱 새벽 두 시까지 대화가 계속되었습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에다 시국에 이르기까지.

또한 귀농귀촌에 필요한 여러가지 의견개진과 경험담.

쉼없이 몇 시간 동안 유익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침 일찍 내려가니 어허라 두 분이 가시고 없네?

가셨나 보다 하고 나중에 무사히 귀가하셨나 연락해 봐야지 하고 있는데

11시 30분 경 초인종이 울립니다.

 

"방있어요?"

 

집사람이 내려가는데

두 분께서 올라오고 계십니다.

손에 케익과 꽃 한아름을 든 채.

 

예기치 못한 상황에 얼떨떨해 하는데

오늘 집사람 생일이라고 문자를 주고받았나 봅니다.

오늘 남해에 갔다가 귀경하신다고 했는데 산청에서 꽃과 케익을 사서 되돌아오셨지 싶습니다.

 

얼떨결에 생일파티를 하게 됐고

도시에 살 때나 시골에 와서나 무뚝뚝한 경상도 남편이 생일을 챙겨주지 않았다는 비난과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끙~@

 순결,깨끗한 향기라는 꽃말이 있는 후레지아(Freesia) 한 다발을 들고 주인공이 활짝 웃습니다.

원래 화장을 하지 않는지라 사진도 잘 안 찍는데 강요(?)에 못이겨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얼굴이 크게 나왔다고 사진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 `원판불변의 법칙`에 의거 올립니다.

 

시골에 와서 아마 제일 즐거워하는 모습이 아닐까 싶군요.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맞이할지 모르는 생일, 부담스럽게 됐습니다;;

원래 우리는 각종 행사를 치르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거든요.

 

이벤트를 만들어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 이틀이나 반가운 손님들이 다녀가셔서 한 동안 행복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