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를 든 아기>
<내가 부르자 깔깔거리며 뛰어 오고 있다>
<할머니의 품에 찰싹 안긴 아기>
이제 겨우 1년 6개월 된 아기와 나는 하루 동안 친구가 됐다.
아가는 순진무구 그 자체였고 우리네 아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르면 웃으며 쪼르르 달려오고
소소한 것에도 관심을 보였다.
민들레 홀씨를 꺾어 입바람으로 날리면
자기도 금방 따라서 불고는 깔깔 웃어댔다.
손에 잡은 빈 음료수 병만으로도
하루 종일 잘 놀 것만 같았던 해맑은 아이.
할머니의 우수가 깃들인 눈동자
아이의 그것과는 천양지차였다.
내가 초대받아 갔던 그 집 할머니와 아이인데
할머니는 따님이 일 간 사이에 이 손녀를 봐 주신다.
아 아이의 언니가 주로 같이 놀아 주는데
언니가 학교에 가면 할머니께서 손녀를 보신다고 했다.
너무나 예쁘고 앙증맞았는데
구멍가게인 칸틴까지 데리고 갔지만 문이 닫혀 있어 과자도 하나 못 사줬다.
아이의 노랑 바지는 구멍이 나 있었고
그걸 본 나는 마음이 아파서 옷이라도 한 벌 사 보내고파 이모에게 메일을 썼으나 답변이 없다ㅠ
그곳에서 사귄 친구 중에 제일 생각이 많이 나는 아가야다.
다음에 언제 내가 또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보고싶은 얼굴이다.
아가~
아프지 말고 튼튼하게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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