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바기오

시장상인들의 치열한 삶

진이아빠 2009. 8. 26. 12:22

 

<시장 안 젖은 계단에서 식사하는 상인>

 

어느 나라든 못 살고 어렵게 사는 사람이 없겠냐만

퍼블릭 마켓이라 불리는 재래시장 안의 상인들은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쏟는 처절한 인생 같았다.

 

위 사진 한장이 말해주듯

이 청년은 밥 위에 찌개같은 걸 얹어서 식사를 했는데

밥 양은 우리의 공기로 10공기도 더 돼 보였고 찌개는 돼지고기 기름에 야채를 가미한 것 같았다.

 

밥은 냄비로 해서 옆에 보이는 플라스틱 통 속에 넣어 두고

찌개는 곤로같은 것에 즉석에서 끓여 따뜻하게 먹었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뒤에 서서 지켜 보았는데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의 풍족함이 과연 합당한가

분수를 넘는 호사를 하고 사는 건 아닌가

어려운 이웃을 얼마나 챙기고 살았고 현재도 그렇게 사는가...

 

질척한 계단에 퍼질러 앉아

주린배 속을 양껏 채우려는 먹성

내가 어렸을 적에 우리네 삶도 저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사건이었다.

 

부모들은 돌아오는 제삿날이 겁났겠지만

어린 우리들은 쌀밥에 맛있는 생선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으니

명절이나 제삿날이 손꼽아 기다려졌던 건 당연지사다.

 

분수에 맞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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