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바기오

미군이 철수하며 남긴 자취

진이아빠 2009. 8. 27. 10:57

 

<호텔 커피숍에서>

<정원에 흐드러지게 핀 이름모를 꽃>

 

미군들이 2차대전 후 일본에 승리하면서 점령군으로 들어 온 필리핀

그로 인해 문화도 경제도 시설물들도 미국식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내가 차를 마시러 갔던 이 호텔은

3층 목조 건물이었는데 규모가 대단히 크고 아름다웠다.

 

넓은 정원의 잘 정돈된 잔디와 꽃들, 탁 트인 조망에

과연 이들이 명당 중의 명당을 수십 년간 맘 껏 누렸구나 싶었다.

 

내가 간 날도 철수 때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은퇴하여

필리핀 현지 여성들과 사는 외국인들이 제법 많이 이 호텔을 찾았다.

 

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았고

여성들은 딸인지 부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이차가 많은 게 특징이었다.

 

마당에는 동상 두 개가 마주보고 있었는데

승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필리핀 대통령상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가는 길 오는 길에는 미군들이 쓰던 주거시설들도 보였는데

우리나라의 미군 철수지역과 비슷한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미군부대들은 기름유출로 토양이 오염되어 시끄러웠는데

그곳은 외형만 볼 수 있었기에 깊이있는 내용은 몰라도 관광지임에도 군데군데 대량의 쓰레기가  한켠에 놓여 있었다.

 

꽃분홍색의 이름모를 꽃이 현지인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알고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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