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청년회의가 있어서 저녁식사를 소주와 겸해서 했었다.
서너 달에 한번씩 하기에 자주는 아니지만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된다.
특히 농사 초보인 나에게는 그들의 생생한 증언이 큰 정보다.
농사를 갓 짓기 시작한 초보농군에서 부터
수십년간 농사를 지은 60대 까지 다양한 회원이 청년회원이라 생각보다 풍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대다수 의견은 농사로 밥먹고 살기는 어렵다는 거였다.
부부가 단촐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면 별개인데
공부하는 아이라도 있으면 교육비를 충당하기가 여간 벅찬게 아니라는 것.
이곳은 비교적 젊은이들이 귀농한 사례가 많아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다.
초등학교도 작년에 오래된 건물을 모두 헐고 신축했을 정도니
유입인구가 많다는 걸 실감할 수 있으며 남원시에서 집단 귀농지를 지금도 조성하고 있다.
아마 가까운 실상사에 귀농학교가 있고 매년 다수의 졸업생들을 배출하니
가까운 이곳에 정착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가장 문제로 거론되는 것은
농산물은 기후가 뒷받침이 되고 너무 풍작을 이루면 안 된다는 역설적 구조를 가지고 가격이 결정된다.
경제이론에서 거미집이론이 적용되는 종목이라 농민들은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힘들다.
농산물가격을 생산자인 농민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매제도를 통해 중간상인들이 값을 매기는 방식이라 농민이 아무리 어떻게 해볼려고 해도 현 제도 아래서는 안 된다.
공산품은 생산자가 값을 매기지 않는가!
게다가 각종 지원과 대출로 일을 벌였다가
가뭄이나 홍수같은 재난을 당하면 원금은 커녕 이자도 못 갚으면서 빚장이가 되는 것이다.
한두 번 그렇게 되면 영영 벗어나지 못하고 집과 농토가 경매에 붙여진다.
농법도 문제다
유기농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한 마디로 못 생겼고 비싸다.
소비자들은 그런 농산물을 외면하게 되고 농약범벅된 농산물만 팔리니 유기농 무농약은 판로가 막힌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얼른 끊어야 되겠다는 조바심이 든다.
적어도 현장에 와서 보니 나는 절실히 느끼지만 도시에 살 때는 나도 몰랐었다.
이젠 소비자들도 변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값 조금 더 주고
못난이 농산물을 먹는 그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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