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원앙새 구출ᆞ방생

진이아빠 2015. 10. 5. 12:38

 

 

 

 

어제 농장에서 일을 끝내고 귀가하려 차에 타는데 농막옆에서 뭔 소리가 납니다. 웅덩이에 원앙새 두 마리가 그물에 걸려 푸드득거리고 있었습니다. 전에도 새 사체가 걸려있는 모습을 봤기에 그냥 두면 죽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도저히 그냥 돌아설 수 없어 구출에 나서기로 하고 긴 막대기에 낫을 묶은 '가지치는 낫'을 들고 장화를 신은 채 웅덩이로 갔습니다. 처음엔 한 마리만 살아있고 한 마리는 죽은 줄 알았는데 둘 다 살아있습니다.

 

이 웅덩이는 원래 논이었는데 옆에 연밭을 조성하면서 웅덩이를 팠다는군요. 효용가치가 떨어져 방치해둔 것을 몇년 전 이웃 어르신께서 미꾸라지를 기르겠노라 울타리를 치고 조수방지망을 덮었습니다. 이게 문제였습니다.

 

수달이 배수구를 통해 들락거리면서 미꾸라지를 잡아먹는 바람에 양식이 안되자 그물을 그대로 둔 채로 방치했는데 폐그물이 수면에 늘어져 육안으로 구분이 잘 안돼 원앙이나 오리같은 새들이 내려앉다 걸리는 겁니다.

 

낫으로 폐그물을 자르고 반대쪽으로 가서 당기고 '생쑈'를 해서 우여곡절끝에 한 마리를 구해 보내줬습니다. 그 과정에서 죽은 줄 알았던 나머지 한 마리도 퍼득거려 그 녀석도 구해주게 됐습니다. 약 한 시간동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그런데 풀어주니 한번에 날지 못하고 숲속으로 몸을 숨기던데 기력을 회복해 잘 살아갔을지... 언제부터 걸려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날개나 다리를 살펴보니 부러지거나 다친데는 없었습니다. 기력이 쇠했는지는 대화가 안 통하니 알 수 없었고요^^;;

 

잘 살아가야 할 텐데요. 제비가 아니니 박씨를 물어올리는 없겠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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