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직 대통령의 가훈이 정직이라더군요.
그분이 정직하게 살았는지, 정직하게 살고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 어떤 재벌총수는 "국민 모두가 정직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도 하셨더군요.
정작 본인은 회삿돈문제로 집행유예형을 받았으면서 말이죠.
유전무죄, 전관예우가 없었으면...
***
무인년을 검색해보니 1998년이었던 모양입니다.
친한 친구가 서예학원을 할 때 위의 글 두 개를 써줬습니다.
제가 결혼하자마자 가훈을 정했습니다.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의미로 역지사지를 택했죠.
중춘과 맹하라는 글귀로 보아 이 친구가 봄과 여름에 각각 한 장씩 썼던모양입니다.
물론 그 후에 제게 전해줬고요.
족자로 만들어 걸까 액자에 넣어 걸까 망설이다 결국 장롱행이었습니다.
우리 가족끼리 실천하고 지키면 될 걸 남들 보란듯이 건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역지사지를 해보니 득보다 실이 훨씬 많았습니다.
모두 함께 지킬 때 빛나는 문구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런저런 핑계로 쳐박아(?)뒀다가 최근 다시 꺼내봤습니다.
과연 앞으로도 이 가훈을 지킬 수 있을까?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렇게 살아야 된다고 배웠는데...
내 딸에게는 도저히 그렇게 살아라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세상살이가 내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어수룩한 모습을 보이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뜯어먹으려 하니까요.
역지사지는 당분간 장롱속에 도로 넣어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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