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딸아이 졸업

진이아빠 2012. 2. 18. 17:52

 

 <전날 밤 내린 눈이 빙판을 이룬 모습>

 <아, 난 왜 이렇게 사진빨이 안 받지?ㅋㅋ>

 <꽃다발과 선물을 많이 받았다며 싱글거리더니...>

 <선물받은 케잌으로 조촐한 파티를...소맥폭탄주를 곁들여>

<낙동강을 건너며 본 4대강공사장의 비산먼지>

 

17일은 딸아이가 드디어 길고 긴 학업을 끝내고 경쟁사회로 입문하는 날이었다.

`이태백`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20대의 절반이 백수인 시대, 앞날이 걱정스럽다.

 

16일 자정무렵 데크를 보니 눈이 하얗게 쌓였다.

헉! 눈길운전에 지나치리만큼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데 내일 아침 어떻게 가지?

 

<28년 쯤 됐나? 렌터카 포니2를 빌려타고 강원도 횡성까지 입대한 조카의 선생님을 면회간 적이 있었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었고 아는 사람의 절친이라 여럿이 동행했는데 내가 운전을 했다. 면회하고 단양 쯤 왔을 때 응달의 빙판길에서 도로옆 낭떠러지로 차가 날아가는 걸 목격했다. 뿐만아니다. 정기화물트럭이 단양의 높은 다리에서 떨어지고 현대에서 갓 뽑아 끌고오는 듯한 `각그랜저`가 입시번호판을 달고 가로수와 부딪히는 등 영화에서나 봄직한 사고들을 워낙 많이 봐서 빙판길공포를 가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니 강풍에 눈이 날려 도로에는 그다지 많이 쌓이지 않은 것같아 출발을 강행하기로 했다.

7시 30분 쯤 출발해서 인월로 나가는데 눈보라가 몰아치고 도로는 극도로 미끄럽다.

 

4륜구동으로 가는데도 핸들통제가 잘 안 된다.

고속도로까지만 나가면 제설을 해서 괜찮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막 인월을 통과하는데...

 

과속방지턱이 보여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에 발을 올렸다.

ABS가 작동되면서 차가 옆으로 비틀거리는데...맞은편에서 오던 승용차가 급히 피한다, 방어운전이다ㅋㅋ

 

바짝쫄아서 살금살금 지리산나들목까지 무사히 갔다.

88고속도로에 들어서니 염화칼슘을 얼마나 뿌렸는지 질척거리며 눈은 완전히 녹아있다.

 

울산에 도착할 때까지 온도계는 영하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여기에 비하면 8도 정도 높다는 계산하에 옷을 어설프게 입고 갔으니 얼마나 떨었겠나, 추웠다;;

 

학교는 온통 주차장이었다.

몇 바퀴를 돌다가 도저히 주차할 곳을 못찾아 아이와 아내를 먼저 내리게 하고 혼자 서너바퀴를 더 돌고서야 주차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차라는 차는 다 모아놓은 듯했다.

 

가족들과 합류해 사진을 찍는데 몇 커트 찍는 중 엥? 카메라 배터리가 방전되어 작동이 안 된다.

하는 수없이 딸아이 스마트폰으로 몇 커트 더 찍고 아이는 학교에 남겨둔 채 우리는 볼일을 보러 학교를 떠났다.

 

오후 1시 30분 경 아이와 다시 조우하여 일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식사같이하자 술 한잔하고 가라 했지만 내집이 최고 아닌가.

 

돌아오는 도중 낙동강을 건너는데 어디서 사막에서나 봄직한 모래폭풍이 불었다.

뭔가 하고 봤더니 4대강공사장에서 불어오는 비산먼지폭풍이었다. 씁쓸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6시 30분 경 무사히 귀가하여 딸아이가 선물로 받은 케잌과 소맥 폭탄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간단히 자축했다. 예전엔 운전이 즐거웠는데 요즘은 촘촘한 과속단속카메라때문에 즐겁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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