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

꿈같은 휴식님 일행이 다녀갔습니다

진이아빠 2010. 12. 5. 14:58

 꿈같은 휴식님 일행이 다녀가셨습니다.

어제 정오무렵 도착하셔서 지리산둘레길 매동-금계구간 약 4시간을 걸으셨습니다. 일행 중 한분은 가볍게(?) 한 두 시간을 걷고싶다고 하셨는데 시간은 묻지 마시고 아름다운 곳이니 그냥 걸으시라고 했더니 나중에 보니 힘들어 지친 모습이었습니다. 4시간이 무리였나 봅니다.

 

저녁 6시 경부터 밤 10시 30분까지 곡차를 곁들여 담소를 나눴습니다.

이틀간 김장하느라(김장은 집사람이 밤새워 하는데 소리에 민감해서 같이 잠을 못 잤어요) 수면시간이 절대부족해서 그런지 엉덩이만 땅에 붙여도 졸리는 상황에서 곡차를 마시다 보니 저만 제일 먼저 취해버렸습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마신 곡차가 더블펀치가 됐나 봅니다. 대화를 들어보니 정기적으로 장애우시설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마음씀씀이가 존경스러웠습니다.

 

오랜만에 아는 분이 오시는 관계로 저도 모르게 많이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만나는 순간 낯설다는 생각이 안 들더군요. 특히 아드님과 내 죽마고우 아들이 해군사관학교 동급생이고 룸메이트까지 했다는 사실을 아는지라 친근감이 배가된 것 같습니다.

모처럼 편한 마음으로 편한 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주거니받거니 곡찻잔도 나눠서 행복했습니다.

 꿈같은 휴식님은 산문집을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권경수는 꿈같은 휴식님의 본명입니다.

아직 읽어보지는 못 했지만 블로그글을 발췌해서 엮은것이라 하니 내용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전에는 자주 블로그를 방문해서 휴식님의 글들을 봐왔거든요.

표지의 그림은 대학다니는 따님의 그림솜씨라고 합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것 같죠?

 표지를 넘기자 정성을 곁들인 정갈한 글씨체로 위와 같이 씌어 있었습니다. 달필이십니다.

제가 어제 저녁 황송하게도 `저자와의 대화시간`을 가졌던 거였네요.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저도 글을 쓰고 싶었고 책도 발간하고 싶었지만 실력도 능력도 부족하여 용기를 내지 못 했습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꿈같은 휴식님은 대단한 분입니다.

 꿈같은 휴식님 일행이 방문했을 당시 저희집 거실은 이런 꼴이었습니다. 전쟁터가 따로 없었죠.

김장, 어젯밤 9시 30분에 끝났다고 집사람이 오늘 이야기 하네요. 그 시간 저는 곡차마시고 있었는데...

무거운 것 옮기는 정도만 제가 도와주고 나머지는 모두 집사람 혼자서 하니까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더 드나 봅니다. 올해는 배추를 동네 후배가 주겠다고 오래전에 말했기에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전화를 하니 배추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배추구하고 김장하느라 꿈같은 휴식님이 오시는 날짜와 겹쳐버렸습니다.

 

울산에 살 때부터 매년 12월 초순에 김장을 하던 버릇이 있어서 이곳으로 이사와서도 그렇게 했습니다.

이사온 첫해도 작년도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비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황사와 함께 눈발까지 날려 애를 먹었습니다. 기온도 급강하하여 절여놓은 배추가 얼기까지 하더군요.

반성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동네사람들 눈치살펴서 다른 사람들이 할 때 우리도 해야겠습니다. 그 시기는 아마도 11월 하순경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꿈같은 휴식님.

대접을 소홀히 해서 미안합니다.

귀한 저서를 선물로 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미안한 점은 청일점인 남자가 곡차에 제일 먼저 취해서...ㅠ

컨디션 좋은 날 다시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만나서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