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군대 안 갔다온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싶은 사진

진이아빠 2010. 4. 21. 22:10

 

 

 

 딸아이 포항 해병대사령부에서 2월 동계해병캠프 끝나고 기념촬영한 사진입니다.

뒷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딸입니다.

훈련병 포스가 느껴지나요^^

수륙양용 장갑차를 타고 동해바다를 한바퀴 휭 돌았다더군요.

305번 올빼미가 딸아이랍니다.

힘들어서 얼굴이 꼬재재합니다^^;;

 IBS밑 우측 맨 앞, 입 헤벨레 벌리고 헥헥거리는 딸아이, 안습 ㅠ

 

아이가 고 1 마치고 겨울방학 때

친구랑 둘이서 인터넷으로 해병캠프에 지원을 했더군요.

부모에게 말하면 안 보내줄까 싶어서 몰래 했다고. 츠암 녀석도;;

 

입소시기에 우리부부는 35년지기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하기로 예약까지 해둔 상태.

게다가 같이 가겠다던 아이친구는 막판에 겁먹고 취소해버려서 혼자가게 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해외여행 우리만 빠지고, 포항 해병사령부에 데려다 주는데 정문에서 망설입니다.

 

겁나겠지요, 온통빨강색에 노랑글씨로 구호들을 써놨는데.

애써 마음을 가다듬더니 씩씩하게 집합장소로 가데요.

돌아오면서 내내 마음 한구석이 쾡한 것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수료하는 날 포항으로 데리러 갔습니다.

처음엔 거짓말 조금 보태면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까칠해져 있었습니다.

목소리는 다 쉬어서 파열음이 나고 말을 알아듣지도 못했습니다.

 

울산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번도 깨지 않고 자더군요.

얼마나 안쓰럽던지.

그런데 놀랍게도 울산에 도착해서 첫 일성이 군대가겠다는 겁니다.

 

엥? 지지배가 군대를 가겠다고라?

대학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3년 정도 근무하고 사회에 나가겠다고 하더군요.

더 가관은 다음 방학 땐 특전사 캠프를 가겠다고, 허거덕!

 

공부도 해야 하고 대학도 가야 하니 제발 그놈의 캠프는 고마해라잉~

달래고 달래서 그 뒤의 이어진 캠프는 보내지 않았습니다만 자칭 군대체질이랍니다^^

그때 같이 캠프를 수료한 ㅎ대 언니는 장교로 임관해서 근무하고 있더군요.

 

아이랑 그 장교언니랑 자주 통화하면서 군대가겠다고 우겨서 한동안 말리느라 애먹었습니다.

여자는 아무래도 군대가서 생활하기 불편하다.

간혹 뉴스에 등장하는 상관들의 성추행이 진급을 미끼로 이뤄졌다고 하더라.

 

이제 군대얘기는 쏙 들어갔습니다만

지금도 군대가라하면 얼씨구나 하고 갈 녀석입니다.

스페어파트에 아이 하나만 더 있었으면 군대에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천안함사고 후 군대 안갔다온 분들의 지하벙커 대책회의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힘든거는 순간이고 쪽팔림은 영원한 겁니다.

군대 안갈려는 아이들이나 안갔다 온 분들은 분단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쬐끔 쪽팔리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모병제가 아닌 징병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군대를 기피하다뇨!

이스라엘은 국민이 고작 700만 밖에 안되는 작은 국가지만 군사대국입니다.

물론 외부유입 유대인자금이 큰 역할을 하지만 2,000년이나 나라없는 설움을 겪었기에 말이 필요없죠.

 

스스로 군대에 간다.

여자도 예외는 없다.

중동의 숱한 오일머니와 아랍권의 단체도전도 응징하고 남음이 있는 국력.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나중에 사회생활하면서 어떤 자리에서 어떤 큰 일을 할지 모릅니다.

제발 유전무군 무전유군은 하지 맙시다.

 

쪽팔림은 영원한 것입니다.

 

참고로 아이는 가냘픈 체격입니다.

키 172cm에 체중 55kg이니 직접보면 바람불 때 날아갈까 겁납니다^^;;

그 체격으로 IBS(보트 머리에 이고 이동하고 타고 훈련받는)도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