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추적60분에서 한 농민이 마지막으로 한 말
"이 땅의 농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습니다.
요즘 쌀농사가 대풍이었음에도 제값을 못받아서 벼가마니를 관공서에 쌓는 모습을 자주 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농촌에서의 삶이 얼마나 처절하고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배추농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장용 배추가 풍작이었음에도 값이 폭락하여 밭에서 출하도 못해보고 갈아 엎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 농산물들이 외국산에 밀려 아예 재배를 포기했거나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토종 농산물을 구경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사상 최초로 식량자급률이 49%대로 떨어졌다는데 만일 곡물파동이라도 오면 어떻게 대처할지 내심 걱정입니다. 작년에 전 세계적으로 곡물파동이 있었을 때 가축용 사료는 물론 우리가 먹는 식량도 폭등했었지요.
이미 우리나라의 많은 농토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콘크리트를 뒤집어 썼고 불가역적인 개발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번 훼손된 농토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잘 알면서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농민이 된지 몇 년 됩니다.
다른 사람들이 떠나는 농촌으로 들어온 셈인데 어제 방송을 보면서 덜컥 겁이나더군요.
제가 하루에도 몇 번씩 접속하는 인터넷 어느 사이트에는 아주머니들이 쌀값이 비싸다고 글을 썼더군요. 세금도 안 내고 가게세도 안 나가는 직거래인데 왜 비싸냐면서 자기네가 사 먹는 쌀값에 대해 언급했더군요.
쌀값...
저희를 기준으로 하면 40,000원 짜리 20kg 한 포로 족히 두 달은 먹습니다.
그러면 한 달에 고작 20,000원인데 그게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그렇게 아우성일까 싶습니다.
쌀 한 포를 생산하기 위해 농민이 흘려야 하는 땀과 노력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생각이나 해 봤을까 싶기도 하고, 농민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야속한 생각이 들겠다 싶습니다.
암튼 어제 그 방송에서 본 마지막 장면
농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던 그 장면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먼 훗날 우리는 비싼 교훈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식량값이 금값이 되고 난 후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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