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탓인지 숙면을 취하지 못해 오전에는 휴식을 취합니다. 느긋하게 커피마시면서 인터넷으로 뉴스를 챙깁니다.
점심을 먹고 아내와 함께 서둘러 농장으로 향합니다.
한나절이면 차광망을 다 걷을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하지만 그건 욕심에 불과하다는 걸 작업 한시간이 채 안되어 알게됐습니다. 아내가 끙끙거리기 시작합니다.
결국1/3도 채 못하고 2보전진을 위한 1보후퇴를 했습니다.
고라니ᆞ너구리 등의 야생조수가 자주 출몰하는지라 부직포로 대충 울타리를 만들고 집에 오니 해가 뉘엇뉘엇 넘어갑니다. 해가 짧습니다.
차광망을 걷으며 보니 두더지굴이 서울의 지하철보다 더 조밀하게 뚫려있는 듯합니다.
뱀허물 벗은 흔적도 있고요. 오미자뿌리가 흙과 차광망을 구분하지 못해서인지 드러나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차광망 걷어주기가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미처 주워내지 못한 돌들도 눈에 띕니다. 자갈과 잔모래가 섞인 토양이 오미자 적지라 했는데 굳이 돌을 줍는 이유는 일하기 불편해서입니다.
무릎꿇고 하는 일이 많아서 무릅과 정강이에 멍드는 경우가 잦았거든요.
내일은 간단하게 점심준비를 해가서 끝낼까 하는데, 그건 내일아침에 일어나봐야 압니다.
누가 시키지 않고 바쁜일도 아니니 쉬엄쉬엄 쉬어가며 해도 충분합니다.
게으른 농부는 할일이 없고 부지런한 농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는게 농사일이라 하잖아요.
우린 게으른 농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