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보는 지리산

크리스마스 이브~

진이아빠 2012. 12. 24. 08:47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나 봅니다.

여기도 일출무렵 최저기온은 영하 15도까지 내려갈 듯하군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화이트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을 거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더군요.

 

아기예수탄생이 뭔지도 모르던 여섯살박이가 떡준다는 친구들의 꼬드김에 새벽찬송 부르러 다녔던 그 날.

추위는 어찌 그리 혹독하던지.

 

아버지 두툼한 웃도리를 덮어 입었으나 장갑도 양말도 변변찮았던.

얼굴이 시려 옷깃을 올리면 손이 시리고...

 

띄엄띄엄 산재해 있던 동네 이곳저곳 모두가 깨어나지도 않은 듯한데 왜 노래를 부를까.

세월이 한참 흐르고난 뒤 신도가 사는 집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는.

 

새벽찬송 나가기 전 교회에서는 진짜 떡과 사탕을 줬습니다.

가난해서 늘 배가 고팠던 시절, 맛난 떡과 달달한 사탕을 먹으며 형님 누나들이 비록 엉성하게 했지만 아기예수탄생 연극도 보고.

 

매년 이맘때면 북풍한설 맞으며 새벽찬송 다녔던.

그런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당시 같이 교회에 나갔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할까.

일회성 신도라 신심은 없었지만 달달한 사탕과 떡에 관한 기억만큼은 수십 년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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