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농사

4년차 감나무 꼬락서니가 요렇습니다

진이아빠 2010. 3. 16. 03:09

 

 농장 한켠에 일년내내 끊이지 않고 흐르는 샘물이 있습니다.

원래 논이었던 농장터 배수로에는 돌미나리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14일 오후 잠시 들렀던 농장에는 사진만큼 미나리가 자라있었습니다.

매년 이것들을 채취하여 생으로 막장에 찍어 먹는데요, 향이 가히 예술입니다.

미나리는 90세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수비결과도 연관이 깊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평생 정말 한번도 병원문턱을 넘어보지 않으시고 90까지 사셨는데요.

인명재천을 제외하고는 미나리와 된장에 장수비밀이 있었으리라 저는 굳게 믿는답니다.

작년에는 모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께 조금씩 나눔도 했었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작년에 수확한 후 그대로 서있는 고춧대입니다.

아삭이고추와 청양고추 모종을 인월 장터에서 사다 심었는데 아삭이는 양이 차지 않는 종이었습니다.

원래 목적은 장아찌를 담으려 했는데 매운 정도가 맞지 않아서 포기했더랬죠.

대신 이것도 어느 사이트 회원님들께 나눔을 했었습니다.

나눔 후에 팔라는 분도 계셔서 소량이지만 모종값 정도만 받고 서너 번 팔기도 했었습니다.

비료, 농약을 일절 하지 않아 아마 지리산 맑은 공기와 이슬만 먹고 자라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른 고춧대 다 뽑고 지지대 따로 모아두고 비닐멀칭은 하나도 남김없이 벗겨 재활용품으로 분리수거했습니다.

 

 명색이 4년차인데 대봉나무 꼬락서니가 이 모양입니다^^;;(농장옆 소나무는 멋집니다^^*)

처음 나무를 심을 때 자칭 귀농7년차라는 어떤 전문가(?)께서 땅도 소개하고 묘목도 직접 구입하시고, 심지어 식재까지 인부를 사서 해 주셨는데(물론 그 비용들은 제가 실비보다 훨씬 더 많이 지불했고요) 무엇이 잘못됐는지 올해도 감 구경이 어렵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사실 이곳으로 올 때까지 저는 감나무를 심을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고 감나무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는데 그분의 권유로 여기까지 오게 됐거든요. 나중에 감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보니 `아하 이게 아니구나` 하는 것들이 속속 드러나는데...이미 깊이 발을 담근 후라 어정쩡하게 끌려왔네요.

 

저에게 감나무를 심어라 하고 자기도 감나무를 심겠노라 하여 같이 심었는데 그분은 다음해에 감나무를 싹 다 뽑아 버리고 사과나무로 수종을 갱신했습니다. 과연 이유가 뭘까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신세로 전락한 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농업기술센터도 다니고 각종 서적들도 뒤지며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제가 심은 대봉나무 `하찌야`는 동해冬害에 약한 수종이라 이 지역에 맞지 않다고 합니다. 한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1,2년차 가지에 동해를 입어 수확량이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여긴 고랭지라 그보다 더 춥거든요.

겨울을 날때마다 한두 그루씩 죽고, 지난 가을 뿌린 자운영은 싹도 제대로 나지 않은 듯...

 

암튼 귀농은 어려운 명제임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