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농사

뭔 농장이 잡초투성이여~

진이아빠 2013. 5. 31. 15:07

 

 미나리 뿌리를 캐느라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삽질중^^;;

작년이었던가.

서울의 어떤 아주머니께서 남동생이 간경화로 고생한다며 미나리를 구입하셨다.

그 동생은 다행히 돌미나리를 먹고 증세가 많이 호전됐다고 하셨다.

올해도 구입을 원하셨는데 이상기후여파인지 미나리가 잘 자라지 못했다.

초봄엔 추웠고 정작 봄이 되자 여름날씨로 돌변해 잎사귀를 뜯어먹는 벌레가 극성을 부렸다.

결국 전혀 수확할 수 없었고 보내드리지 못했다.

 그 아주머니는 미나리 뿌리를 보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우리는 흔쾌히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옥상이나 배란다 한켠에라도 심어 먹여보겠노라 하셨다.

돌미나리가 간에 좋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어서 익히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효과를 보셨다는 분을 직접 접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니 어찌 안 보내드릴 수 있겠는가.

 헤어리베치가 무성하다.

이런 녹비작물 덕분에 논이었던 농장엔 지렁이가 엄청난 숫자로 번식했고 토양도 보송보송해졌다.

7년째 호밀, 자운영, 헤어리베치, 잡초 등이 자라났다 썩었으니 옥토가 됐을 것이다.

 7080세대는 알까?

가수 은희의 `꽃반지끼고`란 노래를.

"생각 나~안다. 그~오솔길"

전쟁터에서 행운을 가져다준 네잎클로버이야기도 있지만 꽃반지 이야기도 있는 클로버.

농장이 풀밭이라 속상할 수도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그리 나쁘지않다.

 자운영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꽃이 참 아름답다.

이것 역시 녹비작물로 귀농 3년차에 씨앗을 뿌렸는데 자생종으로 자리를 굳혔는지 올해도 군데군데.

 이건 무슨 풀인지 알 수 없지만 꽃은 아름다웠다.

도라지밭에 산삼은 잡초라고?

생각하기 나름이란 뜻이렷다.

 이 녀석은 어릴적 기억으로 보리밭에 많이 나던 풀인데?

경상도에선 `기보리`라 했던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잡초일 터.

 강아지풀 비슷한 이건 또 뭐임?

보기에 나쁘진 않은데 뽑기엔 호락호락하지 않은 듯.

설마 굴삭기까지 무력화시키진 않겠지.

 요 노랑색 꽃은 또 뭘까.

처음엔 뱀딸기꽃인가 했는데 그것도 아닌 듯.

뱀딸기가 어찌나 튼실하게 열렸던지 따먹고싶었지만 어릴적 기억에 별로 맛이 없었던.

 이 화려한 자태의 벌레는 또 뭐임둥?

반사되는 색상이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보였는데.

색상이 너무 화려해 혹시 희귀보호종이 아닐까 막연히 상상해봄.

 이 녀석도 무슨 약재라 했던 것 같은데.

우리 어릴 땐 `송구챙이`라 불렀다.

꼴베러가서 낫에 손을 베거나, 놀다 넘어져 피가 나면 쑥찧어 바르고 이걸로 동여매곤 했는데...

 나팔꽃같이 생긴 요 녀석도 무슨 이름이 있는데.

색상도 여러가지고.

촌에 살면 이런 풀들이나 곤충들 이름정도는 알고 살아야 하는데, 게으름의 극치다.

 이게 쇠무릎(우슬)인가?

비슷하게 생긴듯한데 알 수가 있어야지.

가을되면 좁쌀만한 씨앗이 옷깃에 달라붙어 `문디`라고도 불렀던 것 같은데? 도꼬마리 등 문디종류가 다양했지만...

 이건 뭐지?

쑥대보다 더 꽂꽂하게 흔적을 남기던데.

가을에 대궁이 마르면 나무같이 빳빳하더라. 너 약초임?

녀석들이 짝짓기에 여념이 없군.

아름다운 자태치곤 염치가 없더라능ㅋㅋ

하기야 멋있는, 예쁜 인간들도 염치불구인 사람들이 흔하디 흔하지.

 

땀 한바가지 흘리고

시원하게 샤워 한번 하고

목구멍까지 얼얼한 효소 한 잔을 들이키며 컴퓨터앞에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