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7년만에 감나무를 베어냈습니다.
200여 그루를 심었으나 지금까지 살아남은 녀석은 채 다섯 그루가 안 되더군요.
낑낑대며 손톱으로 자릅니다.
감나무는 죽고 뿌리에서 고욤나무나 뽕나무가 자랐습니다.
야생동물의 배설물인데 설마 호랑이는 아니겠지요?ㅋㅋ
짐승털이 상당히 많이 섞여있습니다.
뭘까요?
***
2007년 3월 감나무를 심었습니다.
올해가 2013년이니 햇수로 7년입니다.
귀농 7년 도루아미타불입니다.
시간나는대로 그동안의 일들을 별도 카테고리에 정리할까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던가요?
귀농의 경우엔 실패는 죽음일 수도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완전히 옮겨온 처지에서 뒷돈마저 떨어지면 빚으로 연명해야 하고...
그 빚은 경매라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감나무를 내손으로 자르고 왔더니 기분이 묘합니다^^;;
몇 그루 남았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그냥 왔습니다.
내일 가서 하면 되니까요.
※ 한창 톱질하고 있는데 바로 옆 밭에서 일하시던 어르신이 오셔서 한 말씀 하십니다※
"여기 무슨 감농사가 된다고 감나무를 심었어요"
예전에 감나무가 귀한 동네였다고 하시네요.
감나무 두 그루면 논 한 마지기하고 안 바꿨다는군요.
감농사가 될 것 같았으면 원주민들이 벌써 그 귀한 감농사를 했지 그냥 논농사짓고 있었겠냐고요.
들어보니 그럴듯한 말씀입니다.
덧붙여 한 말씀 더 하십니다.
"ㅇㅇ이 한테 감농사 안 된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결국 하더니만..."
그러니까 제게 감나무를 심으라고 한 ㅇㅇ이라는 그양반에게 안되니까 심지말라고 만류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왜 굳이 감나무를 심으라 했을까요?
후일 시간나는대로 소상히 밝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