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울산=>거제=>삼천포=>고성...

진이아빠 2013. 3. 29. 10:11

 

 만개한 진달래 한 송이 꺾어놓고.

술 한 잔 올리고 아내와 공손하게 재배한다.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죄송한 마음이 울컥한다.

 매화꽃도 만발했고 살구나무도 탐스러운 꽃을 피웠다.

심은지 어언 13년이니 밑둥굵기가 제법이다.

내가 하던 전지를 형님들이 잘 해놓으셨다.

 선산에 딸린 텃밭에 거름도 내다놨다.

매년 농사지어봐야 주인들은 수확해보지도 못하는데 그래도 꾸준히 한다.

누군가가 먼저 수확해가는 바람에 아쉬움이 큰데...

 우리들의 아지트다.

허름해보이지만 내부는 괜찮은 편이다.

한달에 한번 이상 형제들과 고기도 구워먹고 동양화공부도 한다.

 산소는 완전남향이 아니라 아주 약간 동향이라 늘 햇살이 따사롭다.

정면에는 야트막한 산이 있고 저 산너머에는 동해바다가 넘실댄다.

아버지 생전에 지관을 대동하고 직접 고르셨던 곳이다.

 선산엔 진달래가 유난히 많다.

이맘때면 산소주변이 온통 진달래로 물든다.

지리산은 아직 추운데 그곳은 명실공히 봄이었다.

 선산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작은 하천이 있는데 다리가 새로 놓여있었다.

하천바닥에 그냥 돌과 시멘트로 포장만 돼있어서 유량이 많으면 건너다니지 못했다.

아버지 돌아가신 해에 어찌나 비가 많이 왔던지 산소걱정으로 달려갔다가 여기를 못건너 되돌아오곤 했었다.

 정면 석축위로 보이는 땅이 우리가 처음 귀농하려고 구입했다 되판 것이다.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에 정남향 게다가 선산이 정면에 보이는 곳이다.

대지 180여 평에 텃밭 50여 평, 귀농해서 농사지을 땅을 추가로 구입할 예정이었으나...그 동네는 인연이 아니었다.

 산소참배를 마치고 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주전 몽돌해수욕장을 지나가며 한 컷.

후배들이 여름캠프를 마련하면 며칠씩 회와 소주로 `단련?`하던 추억어린 곳이다.

 울산 태화루 복원현장을 지나며 또 한 컷.

태화강변을 조망하는 아름다운 곳, 여기에 한식기와지붕을 올린 `로얄예식장`이 있었다.

아내와 내가 어른이 된 곳인데 지금은 헐리고 태화루 복원공사를 하고 있다.

 여기는 삼천포다.

전날 친구부부,버팔로부부와 거제 횟집에서 얼마나 마셨던지...

다음날 고성으로 가서 평소 존경하는 어떤 사장님을 불러내서 삼천포까지 내달렸다.

 대교아래 조그만 포구가 그림같다.

이런곳에 둥지틀고 낚시하며 여생을 보내는 게 원래 내 꿈이었는데 어쩌다...

에효~

이 생선을 아는 분이 있을까.

정식명칭은 줄가자미(이시가리라 널리 불리지만)라는군( http://slds2.tistory.com/461?top3 ).

과거 너무 비싸서 아무나 못 먹던.

 하지만 우리는 질렀다~ㅋㅋ

엄밀히 말하면 고성에서 점심먹고 귀사하지않고 동행했던 사장님이 질렀다.

크기도 엄청나서 두 마리가 2.5kg이나 나갔다.

2박3일간 술독에 빠지고 돌아오는길.

자동차 엔진룸에서 평소 듣지못한 밸트마찰음이 들린다.

고속도로를 막 벗어나서 정비소에 들렀다.

 

사고는 항상 엉뚱하게 어쭙잖게 일어난다.

지난번 블로그에서 친구랑 거제에 놀러와라, 언제 올래, 아무때라도 갈 수 있는데.

이렇게 시작된 농담이 실행에 옮겨졌다.

 

나선김에 한동안 못간 부모님 산소에도 좀 가보고 드라이브도 하고.

그렇게 울산을 거쳐 거제로 가게되었다.

거제에서 친구가 예약한 회는 여섯이 먹어도 남을 정도로 넉넉해도 너무 넉넉했다.

 

물경 25만 원어치...ㅠ

소주를 열 병이나 비우고 조개구이집으로 옮겨 또...

친구집에서 자고 고성으로 향했다.

 

말은 장어탕으로 해장하자였는데.

도착해서 주문한 것은 장어구이였다.

집으로 오려면 운전해야 하니 술을 안 마시고 밥만 먹어야 했...지, 당연히!

 

전화드리니 사장님들 속속 도착하시고.

장어구이에 마시면 안 되는 소주를 끝내 마시고 말았다.

"에잇, 이왕 적신 것"

 

소주 몇 병을 비우고 술 안드시는 사장님이 운전해서 삼천포로.

딱히 목적도 없이 바람이나 쐬자 하고 갔다가 바닷바람이 차서 시장안으로.

지나가다 줄가자민지 돌가자민지 이시가린지를 발견했다!

 

저것은 울산 살 때 가끔 낚시에 걸리는 녀석이라 안면이 있다.

또한 워낙 귀해서 횟집에 들어오면 친한 분들께 전화해서 판다.

고로 일반인들이 접하기는 쉽지않은 고기다.

 

반사적으로 `이시가리다` 했더니.

다들 가던길 되돌아와서 질러버린 것.

줄가자미-확실히 외워야지-와 소주는 또 한도 끝도없이 쓰러져간다.

 

고성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삼천포-공식명칭은 사천시-에서 고성으로 자리를 옮긴다.

도착하자마자 사장님께서 방을 하나 잡아주셨다.

그리고는 다시 소주마시러...

 

깔끔한 일식집에서 소맥으로 마무리.

마지막에는 아내가 계산했는데 어묵탕-오뎅탕-가격을 보고 기절할 뻔했단다.

암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고 정말 즐거웠다.

 

함께했던 분들께 고맙고 미안하고...

숙소는 중국 3성급 호텔보다 훨씬 깔끔하고 고급스러웠다.

숙소에서 느긋하게 나서는데 자동차 엔진소리가 엔진소리가...ㅠ

 

벌로 생각하고 왔는데 기분이 너무 찜찜해서 인월 나들목을 나서면서 정비공장에 들렀다.

상태확인하던 기사 왈 `단순한 팬밸트문제는 아닙니다`

나는 팬밸트마찰음이 나서 밸트교체를 생각하고 갔는데.

 

나중에 확인결과 발전기를 고정하는 볼트 하나가 부러졌다는 것.

두 개중 하나가 부러져 발전기밸트가 느슨해지면서 마찰음이 났던 거였다.

발전기를 교체하면 30만 원가까이 되고%$#@

 

잘 마무리해서 6만 원으로 해결했다.

유후~

행복한 여행 후유증이 오늘도 계속되는 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