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달린 실상사
세월이 참 빠르다.
이곳으로 이사온지 어언 5년차,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지나 보다.
오후 산책삼아 잠깐 들른 실상사 경내에는 연등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언제나처럼 고즈넉한 분위기지만 연등이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부처님오신날이 늦어지는 모양이다.
예년에는 이맘때 쯤 둘레길트레킹족과 실상사 내방객들이 겹쳤는데 올해는 한산하다.
어려워진 경제탓인지 똑똑해진 씀씀이탓인지 매년 관광객들이 줄고있는 느낌이다.
도시에서는 부동산 막차에 편승한 하우스푸어족들의 구매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슬픈 소식도 들린다.
가까운 함양군 마천면 문정마을쪽에는 한동안 잠잠하던 지리산댐을 다시 막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전언.
세상 어느 나라에서도 국립공원을 개발한다던가 댐을 막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건만 우리나라는 도대체.
특히 지리산은 국립공원 1호라는 상징성과 반달곰방사로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원대한 꿈을 펼치던 곳 아닌가. 그런 곳에 당장 필요치도 않은 댐을 막아 자연을 훼손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3년 전이었던가. 나도 댐반대데모를 한답시고 금계마을에서 용유담까지 행진할 때 참가했었다. 아마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단체행동을 한 것은 지리산이 생기고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여했었다. 잠시 함양군수가 한나라당에서 다른당으로 바뀌었을 때 중단되었다가 최근 새누리당소속 군수가 당선되면서 다시 추진되고 있는 듯하다. 토건족들과의 담합인가?
문정댐이 완공되면 백무동, 칠선계곡쪽의 접근성은 여느 댐의 수몰지역과 마찬가지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국립공원 1호가 무너지면 다른 국립공원에서 각종 개발행위가 일어나도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 그러므로 지리산댐을 막아서는 절대 안된다. 산을 좋아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에서 힐링을 원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댐반대에 동참해야 한다.
함양군과 수자원공사는 지리산댐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