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마중
<개구리가 벌써 산란을 마쳤더군요>
<멀리 지리산주능선에는 아직도 겨울인데...>
<화살나무>
어제 오후 봄이 어디쯤 왔나 궁금해서 이웃동네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중기마을을 지나 상중기쪽으로 가는데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며칠 전 경칩날 딸아이와 개구리가 나왔을까, 나온 개구리가 운다, 안 운다로 말장난을 했는데 울고 있더군요. 물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름모를 물벌레들도 사랑놀음이 한창이었습니다.
농부들은 일손이 부쩍 바빠지는 계절이라 밭에서 바쁜 일손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거름을 내시는 분, 작년 비닐 멀칭을 제거하시는 분, 묵은 고춧대를 뽑는 분들이 일터에 계시더군요.
상중기마을에서 멀리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니 아직도 한겨울같이 눈이 하얗게 쌓여있습니다.
하기야 3월 말에도 눈이 내리는 곳이니 벌써 잔설이 다 녹았을리 없지요.
한 바퀴 돌고 귀가하던 중 반가운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화살나무인데요, 이 나무는 어릴적 우리동네에도 흔했는데 공단이 들어서면서 귀한나무가 되어버렸지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약재로 쓰이고 공해에 약하다는군요.
그래서 제 고향에서는 할미꽃과 화살나무를 볼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무렵 형들따라 소 풀뜯기러 산으로 다녔는데 그땐 제법 흔하게 볼 수 있었거든요.
공해지표식물들은 제 고향부근에서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왜 자연을 보호해야 되는지 진작부터 알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이곳은 거의 무공해지역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작년에 암을 앓고있는 남편과 이곳을 다녀간 후배에게서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자연환경이 좋은 이곳에서 살고싶지만 여건이 아직 안 된다고...
남편은 그 새 재발해서 항암치료를 받았다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이 쉽지않은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