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봄 그리고 제주 강정 구럼비바위

진이아빠 2012. 3. 7. 12:38

 

작년 가을 데크 화분에서 자란 냉이에 맺힌 씨앗을 뿌려놨더니 앙증맞은 냉이들이 새싹을 틔웠네요.

채 5cm도 안 되는 냉이들이 모래알을 뿌려놓은 듯 군데군데 제법 많이 났습니다.

영하 18도가 넘는 추위를 견뎌낸 생명력이 경외스럽고 계절을 어기지 않는 자연이 대단하다 느낍니다.

이것들을 적당한 곳으로 이식했으면 좋겠는데 농사가 조금은 유동적이라 망설입니다.

 

오늘 제주 강정마을의 구럼비바위가 해군기지공사를 이유로 무참히 폭파된다고 하네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한때는 세계7대 자연경관에 들기위해 무차별 전화독려를 해대던 제주.

그 제주가 명분도, 실리도 약하고 더군다나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음에도 막무가내로 폭파된다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한 번 파괴된 자연은 원상복구가 어려울 뿐 아니라 그곳에 둥지를 튼 생명체들은 또 어쩐답니까.

 

이미 많은 매스컴들이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일환일거라 지적했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시켜 우리나라를 곤경에 빠뜨릴거라고도 했습니다. 지정학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 끼여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미국에 쏠림현상을 보인 이명박 정부의 외교실책이라고도 지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주 해군기지건설은 옳지않은 것 같습니다.

 

설사 노무현의 참여정부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그릇된 정책이라면 과감히 파기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옳을 것입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로 주요수입은 관광입니다. 관광도시 제주에,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라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닙니다. 지난해 예산국회에서 제주해군기지건설비 전액을 삭감하고 잠정중단키로 했음에도 전년도 이월예산으로 꼼수공사를 강행한다니 제대로 된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오늘 네 차례 발파를 한다는데 오전 11시 조금 넘어 1차 발파를 했다는군요.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께서 오전 7시 30분 첫 비행기편으로 현장에 달려가 연좌농성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인가 봅니다. 행동가들을 무차별 연행하고 무장경력을 방패삼아 폭파를 강행하는 모양입니다. 올레길 7구간의 아름다운 구럼비바위는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릅니다.

 

탈레반들이 세계문화유산인 아프가니스탄의 초대형 석불을 폭파하는 장면이 방송되었을 때 전세계 시청자들은 그들의 만행에 분노했습니다. `종교가 다르다고 인류문명의 유산을 폭파하다니` 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땅 제주에서 그와 유사한 만행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세계자연유산이나 세계문화유산이나 후손들을 위해 마땅히 보호되어야 할 것임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슬픕니다.

분노합니다.

자주독립국가에서 전시작전권을 스스로 팽개친 그들이 군사기지라니...

토건족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일부 정치세력들의 만행을 규탄합니다!

 

추가: 의미있는 글 하나 링크 http://pessi.tistory.com/9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