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명진스님 신간을 선물받다
진이아빠
2011. 12. 13. 12:34
조금 전 우체부가 전해준 소포 하나.
지방 어느 시청에 근무하시는 분께서 보내주신 책 한 권.
깨알같은 편짓글에서 손때묻은 정성이 오롯이 피어납니다.
종이에 쓰여진 편지를 읽은 것이 과연 언제였던가 기억에도 없는데.
A4용지 앞뒤로 빽빽히 쓴 편짓글에는 문학소녀의 꿈같은 게 녹아있는 듯합니다.
짐작컨대 30후반에서 40초반 정도의 연령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학교다닐 때 국군장병아저씨들에게 위문편지를 쓴 이후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편지를 보내는 게 처음이지 싶습니다.
(000님께서 영광이라고 생각해 주실까요??)
이 몇글자 안되는 쪽지를 적는 것이
그 만큼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걸 느끼면서
아~ 내가 참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적의 책꽂이"처럼 내가 읽던 책을
누구 맘에 들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고 나눌 수 있는 용기를 나는 아직 가지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사실 나는 나눌 용기만 있으면 되는데 말입니다
(하략)
어떤 것이든 선물을 받는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그것이 설사 하찮은 것일지라도 말입니다.
고명하신 스님들이 쓴 글들을 읽노라면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한 낱 미물일 뿐임을 느낍니다.
몇날며칠을 행복에 젖어 책을 폈다 접었다 하겠지요.
보내주신 분의 정성에 고마움을 느끼면서.
스님의 내공깊숙이 빠져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