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된 코피노란..
교통체증이 심한 바기오시티
퍼블릭마켓 앞에서 짐꾼으로 생활하는 아이들
한인유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맨투맨으로 어학연수중인 모습
<<위 사진들은 본문내용과 무관합니다>>
지난 토요일 모 방송에서 코피노에 관한 내용을 다뤘던 모양입니다. 저는 방송을 시청하지 못 했습니다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코피노의 문젯점들을 심각하게 토론하고 있어서 제가 현지에서 듣고 본 그대로 간단하게 설명할까 합니다.
코피노란, 코리언과 필리피노의 합성어로 한인과 필리핀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를 말합니다. 방송에서 다룬 것은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이 버려진 문제였나 봅니다. 심각하다면 상당히 심각합니다.
제가 약 한 달간 필리핀 휴양도시 바기오에 머물면서 한인회관계자로 부터 들은 바에 의하면 단순하게 한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필리핀이라는 국가 내 여러 사정과 한인들과의 복합적인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필리핀은 오랜 외세의 지배를 받았고 카톨릭국가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들을 보는 눈이 우리와 다르고 성性에 관한 문제도 우리의 생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친절하고 호의적이며, 특히 한인들과는 의외로 격의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어학연수를 받는 학생과 선생님은 아주 친하게 지내고 단 둘이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더 친한 것 같았습니다.
주말이면 시내 나들이도 하고 식사도 같이 하고 쇼핑도 합니다. 선물도 주고받고요. 나이가 비슷한 정도의 사제지간에는 애정행각도 합니다.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당연하기 때문에 누구도 간섭하거나 이상하게 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방비상태에서 성관계를 갖고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됩니다. 코피노 탄생의 서막은 그렇게 쉽게 올려집니다.
카톨릭국가라 낙태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학제學制가 우리와 달라 어린 나이에 대학생이 됩니다. 중고등학교가 2년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무살 무렵에 임신,출산을 하여 대학교 다니면서 아이를 낳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상 아이는 어머니에게 맡기고 학업을 계속하거나 학교를 그만두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안타깝습니다만 현실입니다.
그들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피임도구가 비싸다는 것입니다. 필리핀은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잘 살았으나 마르코스라는 희대의 장기독재자가 경제를 말아먹어서 어렵게 됐습니다. 농업국가이기 때문에 공장이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공산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꽤 비쌉니다. 콘돔도 워낙 비싸기 때문에 쓸 형편이 안 됩니다. 그러니 별 수 없이 임신,출산을 하게 되지요.
우리나라 어학연수생이나 유학생들이 아버지가 되면 한국으로 도망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그 중 하나는 성범죄자들을 엄하게 처벌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찰서에 고소해서 잡혀가면 일이 꽤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현지법을 잘 모르기도 하지만 말이 안 통하니 여간 골치아픈 게 아니랍니다. 선배(?)들로 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이 여자친구가 임신했다고 하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고 없답니다.
아빠없이 남은 여자아이는 출산을 할 수밖에 없고 그들은 혹시 남자친구가 아이를 보러 올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로 기다리는 것이죠. 코피노는 그렇게 탄생하는 겁니다. 물론 그런 일을 저지르는 아이들은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의 아이들은 건전하게 열심히 공부합니다. 이런 경우는 우리나라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온 아이들과도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다만 우리 연수생들이 많다 보니 발생빈도가 높지요.
기혼자들의 부적절한 관계에 관해서도 말이 많던데요, 사실 많이 있다고 합니다. 기러기아빠,엄마들이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찾는 곳이 골프장이고 그 골프장에 배회하는 제비가 있다고 합니다. 제비 종류는 꽃제비도 있고 그냥 제비도 있고요. 주로 일반적으로 말하는 제비, 즉 남자들이 많답니다. 사기꾼들도 많아서 자칫 잘못하면 몸주고 돈잃고 낭패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군요.
인근 호텔에 가끔 차마시러 갔는데 희한한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나이많은 백인과 나이어린 현지인들이 아주 많다는 겁니다. 하도 이상해서 물었더니 필리핀에서 철수한 미군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지처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40년 이상 나이차가 나 보였습니다. 살기어려운 나라의 풍속도라고 생각해야겠지만 웬지 씁쓸했습니다. 우리나라 `60년대가 생각나서요.
골프여행가서 바람을 피운다거나 내연녀(남)와 밀월여행을 많이 간다고 소문도 나나 보던데 직접 확인한 바는 없고 동성들끼리 골프가방가지고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그들의 그 후 행각에 대해서는 글쎄요. 남자들이 어린 여자들을 데리고 어쩌고저쩌고 하던데...반대로 여자들도... 모를 일입니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코피노에 관하여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