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4일간 머물다 오늘 간 정치외교학도입니다
<이 사진은 트위터에서 퍼온 것입니다>
오랜만에 젊은이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군대 제대하고 복학을 기다리는 학생입니다.
서울의 모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답니다.
부모님은 경북 칠곡에서 양계업을 크게 하신다고 합니다.
180cm 정도 될 듯한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 요즘 젊은이같잖은 다정다감한 붙임성
깎듯한 예의에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 밝은 인사성에 어른들이 아주 좋아할 요즘 보기드문 젊은이였습니다.
3일간 저녁마다 차 한잔을 놓고 몇 시간씩 대화를 나눈 학생의 외견상 모습이 그렇더군요.
저희집은 구조상 민박방과 저희가 사는 집은 아래위로 나뉘어 있기에 일단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나면 소통이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프라이버시를 존중해드려야 하는 주인입장에서 함부로 방문을 노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들어올 때 잠시 뵙고 가실 때는 얼굴도 뵙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 학생은 아예 차마시러 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딸아이 또래이기도 하고 최근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점과 국내외 정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천안함, 연평도포격, 국회날치기...
정치외교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 그런지 보통 젊은이들과는 다르게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고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래들의 무관심정도가 얼마만큼 심각한지도 대충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래세대의 희망도 일부 발견할 수 있었고요.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이고 정치인들을 다수 접촉하면서 산 지식도 얻었던 `정치경험학생`이라 제가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홀로 지리산길을 걸으면서 득도를 하지는 못하겠지만 많은 생각과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는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느끼며 더 큰 그릇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늘 책을 가까이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학생이라 먼 훗날 성공한 사람으로 다시 만날 것 같습니다.
한가한 시기에는 오시는 손님과 오랜시간 대화할 수 있다는 것, 제겐 행복입니다.
성수기에 많은 분들이 오실 땐 이런 행복을 느낄 겨를이 없거든요.
아침에 학생을 동강까지 태워가면서 아쉬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엊그제 눈도 내렸고 인월 생막걸리에 감자전을 구워 학생과 곡찻잔을 나누려 했었는데 학생이라 차마 술을 권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은 아, 아까운 기회를 놓쳤다며 술을 많이는 못하지만 어른들과 그런 자리를 갖는 것은 좋아한다고... 저도 아쉬웠지만 학생은 내년 여름쯤에나 다시 한번 오겠다고 했습니다.
치열한 취업전쟁이 우리 자식들에게서 낭만을 빼앗아버렸지만 언제나 맑고 밝은 모습 잃지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계발해서 나에게 말한 바대로 그 뜻을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목표로 하는 시험에 합격하고, 목표한만큼 돈 벌고, 마지막으로 숭고한 뜻대로 제3세계의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영수학생,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