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想

산화한 두 해병장병의 영결식을 봤습니다

진이아빠 2010. 11. 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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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는 트위터에서 퍼왔습니다.제 글과는 무관합니다>

 

연평도에서 죽일놈들, 북한의 집중포화로 우리의 두 아들들과 민간인 둘이 희생됐습니다.

중경상을 입은 다수의 군과 민간인이 있고요, 가옥도 20여채나 파손되거나 불탔다고 합니다.

 

더 잃을 것도 없는 북한놈들은 발악적으로 도발을 해서 우리에게 늘 큰 슬픔을 줍니다.

생떼같은 아들을 잃은 부모들 심정은 어떨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딸아이가 어쩌다 집에 와 있으면 군에 있는 친구들로 부터 전화가 많이 걸려옵니다.

대부분이 학교 동창들이던데 폐쇄된 조직내에 있으니 `민간인`인 딸아이의 목소리라도 듣고싶어 전화했겠지요. 전화요금 많이 나오면 어쩌냐고 딸아이에게 걸어라 하면 괜찮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오늘 두 아이의 장례식을 보면서 내가 만일 저 아이들의 부모라면 살 수 없을 것 같더군요.

부모는 먼저간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했는데 저는 도저히 가슴에 묻고 살 자신이 없습니다.

저 부모님들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눈물이 납니다.

 

그깐 훈장추서가 무엇이며 일계급특진이 또 뭐란 말입니까.

만질래야 만질 수 없고 이야기 나눌래야 나눌 수도 없는데...

보고싶으면 또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나는 정당에 가입하지도 않았고 종교도 없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께 묻고싶습니다. 우리의 아들들을 누가 죽였냐고요.

정치하는 사람들이 이데올로기 장사를 하면서 혹시 우리의 아들들을 죽이지는 않았냐고요.

 

서해5도, NLL, 모두 대단히 민감한 지역 아닙니까?

정치하는 당신들이 늘 하는말이 뭡니까? 3대세습에다 인권도 없는 미친정권이 북한 아니었나요?

그 미친정권 턱밑에서 3천발이 넘는 포를 쏴댄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노무현 정권에서 개성과 NLL을 포함한 민감한 지역에 평화지역을 선포하기로 합의했던 걸로 압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그랜드바겐이니 뭐니 하는 주장과 함께 모두 백지화됐죠.

이 정권들어 대통령이 사망한 군인들 조문만 벌써 몇 번쨉니까?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닙니까?

 

북한은 우리가 주장하는 NLL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엄연한 현실인데 그 민감한 곳에서 북한 표현을 빌리자면 `불질`을 왜 하냐는 겁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2천만 명이 거주하는 곳이 북한 장사정포 사정권에 들어있어 우리로서는 마땅한 대응책도 없다는 건 삼척동자도 압니다. 전면전할 자신있습니까?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인줄 다 압니다. 다만 우리가 쓸 수 있는 몽둥이가 마땅찮다는게 문제지요.

유사사건이 터질때마다 전쟁을 외치는 `까스통할배`같은 분들, 당신들의 외침이 아들,손자를 희생시킨다는 사실 아세요?

 

북한 리스크라는 말.

23일 북폭 이후 증권이 출렁이고 환율이 출렁이고 중동전 현장을 누비던 미국 종군기자가 우리나라로 급파되어 생방송으로 리포팅하는 현실. 불장난 댓가치고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닙니까?

대통령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뭐였나요? 우리는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나라라고 하지 않았나요?

당장 일본에서 수학여행단이 예약을 취소하고 한국에 출장오려던 다국적기업의 직원들도 출장을 취소했다는군요. 관광을 비롯한 수많은 리스크를 안고도 또 서해5도 북한 턱밑에서 포격훈련과 호국훈련을 계속할건가요? 내일부터 핵항모를 서해안으로 불러들여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한다고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혈맹관계인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의 사이에 위치한 우리로서는 줄타기 외교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극단적인 치우침이 후일 어떤 후환을 남길지도 생각해야지요.

년전 `마늘외교`(우리나라가 중국 마늘수입을 중지하자 중국이 우리나라 반도체를 비롯한 수입화물하역을 중지했던)를 기억하는 저로서는 정부에서 하는 일들이 조마조마합니다. 큰소리칠 역량도 안 되면서 괜히 어깨힘이나 주는 그런 짓 하지말고 실리외교를 하자는 겁니다. 얼마전 일본도 중국이 희토류수출을 금지하자 강경드라이브에서 꼬랑지 내리고 깨갱 했잖습니까. 국제관계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하잖아요.

 

썩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기망하면서 엉뚱한 희생을 유발하는 행위는 이제 더 이상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똑똑히 기억합니다. 북풍으로 덕을 본 정당이 있고 북풍을 아직도 이용하려는 정치세력이 있다는 것을. 차떼기당이라는 말도 똑똑히 기억합니다.

 

대통령은 취임할 때 국민을 받들고 섬기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다시 생각해 봅니다. 과연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고 있는지.

 

-故 서정우 하사(22)와 故 문광욱 일병(20)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