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저도 늙으면 허리가 꼬부랑 될까요?

진이아빠 2010. 5. 10. 19:06

 

<저 가파른 옹벽에서 땔나무를 주우십니다>

<땔나무를 줍는 할머니입니다>

<고사리 꺾는 농부- 똑딱이로 500미터 이상거리를 삼각대 없이 당기려니 끙~@>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이곳으로 처음 이사왔을 때 의외로 허리가 꼬부라진 어르신들이 많았고

할아버지들은 전동휠체어나 사륜구동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속으로 이렇게 공기좋고 물좋은 곳에 사는 분들이 왜 건강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내 이해가 갔습니다.

고강도 노동을 하다보니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고 드시는 것도 제대로 드시지 못하니 그럴거라고...

 

요즘 고사리 수확철인데 냉해로 고사리가 줄었다지만 새벽부터 저녁까지 저렇게 일하십니다.

작년에 교직자로 정년퇴직하신 어떤 할아버지의 고사리를 조금 팔아드린 적이 있는데

올해도 필리핀 목사님을 비롯해 몇 분이 고사리를 부탁하셔서 전화로 여쭸더니 할머니는 몸이 아파 누웠고 혼자서 하루 종일 꺾어봐야 얼마 못 꺾으신다고 합니다.

 

일당주고 할머니들 놉을 사서 꺾어보니 일당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하네요. 농촌은 힘들고 돈 안되는 그런 곳임에 틀림이 없나 봅니다. 그래도 작년에 팔아드린 실적(?)을 인정받아 조금 기다리면 연락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그 할아버지댁 고사리는 이곳에서 흔히 재배하는 먹고사리가 아니라 가느다란 토종고사리기에 상당히 부드러운 편입니다.

 

땔나무를 줍는 저 할머니는 서울에서 오셨는지 서울할머니라고 부릅니다. 경제력이 없어서 저러시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소일삼아 하시는 것 같아요. 할머니들도 귀농(귀촌)하신 분들이 꽤 되세요.

어떤 분은 경찰하시다가 정년퇴직하시고 연금으로 생활하신다네요.

각자 다양한 사연이 있어서 산내(전국적으로 산내가 많고 대부분 오지 중 오지들이지요)까지 오셨겠지요^^

 

한 이십 년 후에는 저도 저렇게 허리가 꼬부라져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