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想

투표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진이아빠 2010. 5. 9. 17:08

원래 계획은 오늘 오후 농장에 무성하게 자란 호밀을 베는 거였습니다.

농장이라야 손바닥만하지만 작년에 만만하게 생각하고 덤볐다가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올해 내내 고생을 했는지라 쉬엄쉬엄 시간나는대로 예초기를 돌릴까 생각했거든요.

내일은 또 전국적으로 봄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고 해서 오늘 꼭 베려고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못...

 

그래서 쓸데없는 생각만 자꾸하게 되네요.

6월 2일이 투표일이잖아요.

보통 직장인들은 대부분 휴일이라 놀러가는 날쯤으로 생각하실지 몰라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농사꾼들이야 요일이 무슨 대수며 휴일이면 뭐가 달라질까 마는 직장인들은 글쎄요.

 

제가 자주 들르는 낚시사이트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글이 있어 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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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대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그렇겠지만 3학년 과정쯤 되면, 특히 전공시간은 정말 바쁘게 지나가죠.

교수님들과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시간도 없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느라 정신없이 수업이

진행됩니다.



근데 오늘 수업중 문득 교수님께서 뜬금없이 묻더군요.

"지난 선거에 투표한 사람 손 한번 들어보세요"

우물쭈물 1/3이나 될려나? 저를 포함한 몇명이 '뜬금없이 무슨소리지?' 라는

궁금한 얼굴로 손을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선거 꼭 하도록 하세요."


그러더니 교수님께서는 착잡한 얼굴로 말씀을 이어나가셨습니다.


"좀 더 합리적이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투표를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들이 살아갈, 그리고 아들딸들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은 결코 합리적이고 살만한 사회가

 

될 수 없을 겁니다.

내가 뭐 여러분들에게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거나 그러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투표만 하라는게 아니라 투표를 잘~ 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투표를 하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주는 후보나 정당을 투표한다.

각종 정책에있어 나에게 이익이 되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겁니다.

내가 부자다, 그러면 있는 사람을 위한 정책을 펴는 후보에게 표를 주고...

내가 가난하다, 그러면 없는 사람을 위한 복지정책을 펴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겁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자신의 형편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도대체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둘째, 나에게는 별다른 이익이 없지만 국가와 사회에 이익이 되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 방법.

이 방법은 쉽게 선택하기 힘들지만, 선진국의 국민들이 추구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자신은 물론 국가의 이익과 전혀 관계없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방법.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국민이 가장많이 선택하는 투표방법입니다.

못배우고, 찢어지게 가난해도 자신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후보에게 표를 주는 유권자들.

자신이 어디서 이익을 얻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중소기업 다니면서 대기업을 위한 정책에 표를 던지는 사람들.

가난하게 살면서 부동산 거품에 표를 던지는 사람들.

경쟁교육에 표를 던지는 사람들.

최소한 자신의 형편이 대한민국 20%이내인지, 80%에 속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투표를 가장 잘하는 방법은 물론 두번째, 국가와 사회의 이익을 먼저생각하는 것이겠지만.

여러분에게 거기까진 바라지도 않을게요.

최소한 여러분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을 안겨주는 후보에게 투표를 하세요.

그건 크게 어려운게 아닐테니까요.

요즘처럼 착잡하고, 정말로 외국에 나가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건 처음인것 같군요.

끝으로 여러분 꼭 투표하세요."

말씀을 마치시고 교수님께서는 착잡한 표정으로 수업을 이어나가셨습니다.

5분정도의 짧은 여담이었지만... 듣고나니 다시한번 우리의 국민성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돌아보게 되더군요

당연히 아는 이야기지만, 너무도 뻔한 논리이지만... 왜 우리는 올바른선택을 하지 못하는 걸까요?

무슨 이유로 개인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반 이상의 국민이 하고 있는 걸까요?



여러분들도 투표 꼭!!!!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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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부릅떠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