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想

자전거, 6만 원, 내눈 내가 찌르는 줄 모른다

진이아빠 2010. 4. 19. 13:39

아주 가까운 분, 자주 뵈어야 하는 분께서 제게 자랑을 합니다. 현금 6만 원에 신문 1년치 무료로 보게 됐다고. 면전에서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면서도 차마 면전에서 말할 수 없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1년만 보고 끊은 후 다른 신문을 보면 또 그런조건으로 공짜신문을 볼 수 있음은 물론 돈이나 자전거 중 택일할 수 있다고 은근히 자랑을 해댑니다. 요즘 통신사 번호이동같은 원리인가 봅니다.

 

그런 분이 부자거나 지식수준이 높아서 어떤 언론에 노출되어도 절대 영향을 받지 않거나 아예 신문을 보지 않고 호떡봉지나 뒷간용으로 쓰이면 괞찮을지 모르지만 그럴 확률은 낮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남아도는 은퇴자이거나 가정주부들인데-간혹 아파트 경비같은 지극히 지루한 시간을 소비해야 하는 분일 수도 있고- 심심하니 기사를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본다는 겁니다.

 

또 다른 문제는 그런 신문이 어떤 신문이냐는 겁니다. ABC1위부터 3위에 해당하는, 이름하여 메이저신문들 아닙니까. 영향력이 커 여론을 왜곡하기 딱 좋습니다. 그런 연유로 악순환고리가 형성됩니다. 광고주와, 권력자와, 정치인과, 사기꾼과도 일부 영합하는 신문들... 마땅한 견제방법도 없습니다. 기사라고 써놓고는 아니면 말고식이니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옵니다.

 

예전에는 신문을 읽을 때 광고도 기사라고 사설부터 광고까지 다 읽어라고 교육했습니다. 요즘 신문들 자세히 한번 들여다 보세요. 어디서 어디까지가 기사며 어디까지가 광고인지 구분이 되시나요? 신문들이 타락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니 수익을 올려야 하는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공기公器로서의 언론사명은 어쩔 것이며 견제와 균형의 측면에서 언론의 사명은 또 어쩔건지. 과연 제 4부가 이래도 되는지.

 

군사독재를 거치면서 언론재벌들이 거침없이 하이킥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빵꾸똥꾸입니다.

 

아파트 경비하면서 월 백만 원도 못받는 분이 지난 정부를 줄기차게 욕합니다.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저...혹시 지난 정부에서 복지예산을 얼마나 편성했고 저소득층을 위해 어떤 제도들을 시행했는지 아세요?"

"좌익정권이라 북한에 죄다 퍼줬잖아요. 그돈으로 차라리 우리나 주지, 미쳤어 정말"

 

그제서야 이해가 갔습니다. 특정신문들의 논조를 꿰차고 계시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어제 인월장에 나갔더니 장터 부근 공터에서 확성기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집니다.

 

"내가 만일 000가 된다면 뭣을 어찌할 것이며~!"

 

6.2 지방선거가 벌써 시작된 모양이더군요. 유세 하는 걸 보니.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지역적으로 뭉쳐, 보수진보로 또 나뉘어, 여와 야로 또 나뉘어...

땅쪼가리 손톱만한 데서 이리쪼개지고 저리쪼개지고, 동반서반 노론소론... 결국 나라망하는 꼴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