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가 본 출산장려와 인구밀도
저는 1957년생 베이비붐세대입니다.
사실 제가 베이비붐세대인줄도 모르고 태어났고 자랐고 오늘에 이르렀는데.
요즘 정부에서 출산장려정책을 펴면서 출산장려금지급-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이나 낙태금지령을 내리면서 불법낙태하는 산부인과에 대한 제재-의사협회차원이라지만-를 가하는 등의 적극적인 정책을 펴는게 이상합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산아제한을 위해 정관수술을 장려하고 각종 지원까지 해줬는데 불과 십몇 년만에 이렇게 180도 다른 정책을 펴다니 이해가 잘 안갑니다. 사실 저도 그 당시 정관수술을 받으러 병원에 가서 침대에서 무슨 주사까지 두 방 맞고 누워있었는데 원장이 해외봉사관계로 전화통화가 길어지는 바람에 그냥 와버렸답니다^^
우리나라가 인구밀도로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라는데 어찌하여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돌아섰을까요? 상식적으로는 좁은 땅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니까 좋은점보다 나쁜점이 더 많은 것 같은데 말이죠. 아마 산업화와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생산인구가 부족하다는 논리같은데, 상위 5%가 부의 95%를 가지고 있는 부의 편중현상이 극에 다다른 나라에서 생산직 또는 부자의 뒷바라지할 인간이 부족해서 자식많이 낳아라 하는 건 아니겠지요.
아이 하나를 낳아 대학졸업하고 독립할 때까지 기르는데 약 2억 3천만 원의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둘이면 4억이 넘는데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임금으로 계산하노라면 답이 나올까요? 옛날에야 입에 풀칠만하면 되니까 남의 집 머슴을 살아도 입에 풀칠은 됐으니 제 먹을 것 타고난다고 했을지 모르나 요즘은 아이 학원비 벌려고 노래방 도우미 나간다는 뉴스 허다하지요.
작년 필리핀 가서 한달 여 있었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가 프리섹스와 그에 따른 미혼모출산등의 부작용 같았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부모가 돈벌러 가고 집에 없으니 종일 하는 짓이라곤 그런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이가 생기면 카톨릭국가여서 낙태가 금지되어 있으니 낳아야 하고.
우리나라에서 어학연수간 학생들도 우리나라 아이들끼리 또는 현지 여자아이에게 임신시키고 야반도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하더군요.
정책이라는 건 적어도 몇십 년 또는 몇백 년 앞을 내다보고 수립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너무 근시안적이지 않나 싶어 걱정스럽습니다. 현재 합법적으로 낙태할 수 있는 경우는 성폭력이나 기형아등의 극히 제한적인 경우 뿐인데 오늘 뉴스에 벌써 불법낙태비용이 과거보다 10배까지 올랐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둥 대책은 나름대로 세우는 것 같은데 글쎄요, 갑자기 무우자르듯 싹뚝 자르는 정책에 부작용은 없을까요?
기능인력 부족현상을 메꿀 대안으로 호주나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서 시행하는 필요인력 이민정책은 어떨까 싶네요. 제3세계국가에 남아도는 우수인력을 이민문호를 개방해서 그때그때 필요한 양만큼 받아들이면 오히려 출산장려정책보다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지구촌 전체 인구총량을 늘이지 않고 우수인력을 값싼 노동력으로 대체하면 훨씬 나을 것 같은데. 지금도 3D업종은 그렇게 하잖아요. 단일민족국가라는 특수성에다 부작용도 있겠지만.
베이비붐세대가 은퇴하면서 그 공백을 메꾸기 위한 출산장려정책이라니 저희가 오히려 미안해서 비도 오고 농사일도 못하니 주절주절해봅니다. 저희세대들이 자식세대에게 얹혀 산다고 생각하니 벌써 늙었나 싶은 생각에 서글프기도 하네요^^;; 열심히 농사지어 자급자족해야 자식에게 손벌리지 않을 텐데, 저야 딸아이 하나만 달랑 두었으니 인구밀도도 그리 높이지 않았고 손벌릴 일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요즘 국가시책에는 부응하지 못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