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대회 한국 대 중국 경기를 보고
1978년 이후 한번도 중국에게 패한적 없었던 한국축구의 명성이 우르르 무너졌다.
중국으로서는 공한증을 일시에 날려버린 좋은 경기였고 한국입장에서는 충격 그 자체다.
스코어도 3:0으로 32년만의 패배 치고는 격차가 너무 컸다.
경기를 지켜본 축구팬들은 저마다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전후반 90분 내내 나름대로 무엇이 문제일까 생각하면서 관전했다.
히딩크식 축구에 대해 많이들 언급하지만 히딩크식 축구라는 것이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라 생각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에게는 아주 특별한 혜택을 주었다.
선수선발권을 전적으로 위임했던 것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감독들에게 물어보면 선수선발에 완전한 자유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외부입김이나 파벌같은 게 그것이다.
우수한 선수를 선발해 감독이 조련하고 체력과 작전이 뒷받침되면 국가대표라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고의 팀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매우 간단한 이치다.
어제 대 중국 경기를 보면 도대체 그 동안 무슨 훈련을 하고 경기장에 나왔나 싶다.
체력이 딸려 전방에 있는 공격수들이 뛰지를 못하니 1선에서 수비가 안 된다.
최전방 공격수는 공격도 중요하지만 1차 저지를 하는 수비도 굉장히 중요하다.
ㅇ선수는 전방에서 서성이다 공이오면 움직이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중간에 받쳐줄 허리가 부실해 하프라인에서 잦은 패스미스가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공격을 당한 후 전방으로 치고나가다 끊겨 실점위기를 맞는 상황이 여러번 연출됐다.
내 생각에 지금 대표팀 선수들은 최상의 조합이 아니다.
국내리그에서 골 좀 넣었다고 덜컥 뽑아서 내보내니 어제와 같은 졸전을 펼칠 수밖에.
어제 경기를 잘 분석해보면 몇 가지 문제가 보일 것이다. 그걸 개선해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축구의 가장 기본인 체력이 대부분 부실하다는 것.
2:1패스가 기본인데 이게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니 좋은 경기를 할 수가 있나.
장신 수비수가 `죽의 장막`을 치고 있는데 느슨한 센터링만 줄창해대니 어찌 득점을 하겠나.
개인기는 어릴적 축구에 입문해서 꾸준히 연마해야 되기에 하루아침에 개선할 수 없다지만
적어도 체력과 2:1패스를 기본으로 하는 개인기는 하루속히 개선해야 하고
상대팀에 따라 전략전술을 다르게 구사하는 지장知將이 필요한 시점이다.
몇 달 남지않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또다시 국민들께 실망감을 주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개선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32년만에 중국에 대패한 국가대표선수들께 연민의 정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