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은백의 설원에서 딸아이의 `찍사`가 되다

진이아빠 2009. 12. 31. 12:18

 

 세종대왕상도 이순신장군상도 새하얀 눈으로 목도리를 했어요^^

운동장엔 20cm 가까운 눈이 쌓여 밟을 때마다 제법 뽀드득 소리를 냅니다.

 172cm의 키에 부츠를 신고 사진에 보이는 곳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겠다고 뛰어가더니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비명이 들립니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더군요.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멀대같은 녀석이 넘어졌으니 눈 녹은 후에 보면 땅에 금이 갔을 겁니다^^

 은백의 눈이 운동장을 가득 덮었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 지나간 발자국만 있었는데 딸아이가 지그재그로 마구 밟고 뛰어다녔습니다.

운동장에 드러누워 사진을 찍고 싶다는 걸 겨우 말렸습니다.

 

뒤에 보이는 소나무는 약 100년 수령을 자랑하는데

이쁜 눈을 머리에 이고 있으니 자태가 더 아름답습니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포즈로 많은 사진을 찍겠다고 나갔는데

강풍에 눈보라가 세차게 불어대서 달랑 몇 커트만 찍고 도망치다시피 들어왔습니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 때엔 귀하디 귀한 장면인데

이곳에 와서, 특히 올해는 눈이 너무 풍성(?)하게 내려서 내심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농사에 지장은 없을까

부실하게 지은 집이 내려앉거나 날아가지 않을까...ㅎ

 

화이트 연말을 맞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내년에도 모든 인류에게 행복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