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리도 촌티나는 내 모습- 초등 1학년?
지금 보니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촌티가 질질흐른다.
우물과 토담이 정겨운 사진이다.
양철두레박이 올려져있는 우물가에는 찌그러지고 손잡이가 떨어지고 없는 옹기그릇이 있고
그 옆에는 어른들이 쓰시던 도기요강이 있다^^
좌측 감나무는 지금도 감이 많이 열리는 굵은 나무로 우뚝 서 있고
저 멀리 높이 보이는 나무는 버드나무인데 당시엔 성냥공장에서 고가로 사 갔기에 밭둑같은 곳에 저렇게...
촌스런 고무줄넣은 검정바지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고
티셔츠 윗주머니에는 당시 `락키`(아마 후에 럭키로 바뀌었던 것 같다)라는 상표의 볼펜이 두 개나 꽂혀있다, 그것도 주머니를 뚫고 관통한 채...ㅎ
헤어스타일도 `하이칼라`라고 해서 멋쟁이가 아니면 빡빡이던 시절이라
나름 멋을 내려고 노력했던 모습이 가상하다.(사실 이발은 `꽁짜`로 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세히 보면 신발이 구멍 세 개짜리 운동화(천으로 만들었다고 우리는 `베구두`라 불렀다^^)인데
이건 정말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당시 설이나 추석 때 설빔같은 걸로 운동화나 옷을 사 주시는데
이 운동화 같은 경우 명절연휴가 끝나면 깨끗이 씻어서 높은 선반위에 올려놓는다.
이렇게 사진을 찍을 때나
부모님을 따라 외갓댁이라도 갈 때 조심스레 신는 것이다.
간혹 부모님 몰래 의자를 받치고 올라서서 신발을 겨우 내려 신고
동네 어귀의 마른 논이나 강가에서 짚을 뭉쳐 만든 공차기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경우 어김없이 신발밑창이 분리되었다.
덜거덕거리는 신발을 신고 밥때가 늦은 시간에 몰래 들어가다 들키면...OTL
귀한 운동화를 신고 찍은 사진이 있어서 깜짝놀랐다.
나로서는 아주 소중한 추억사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