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어머님의 유품

진이아빠 2009. 8. 10. 17:08

 

<70년이 넘은 어머님의 혼수 맞춤장농>

 

누구나 `부모님` 하면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아련할 것이다.

내겐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우기고 싶다.

 

나 태어나고 48년이나 어머니와 살을 비비고 혼을 나누며 살았기에

나에게 어머니는 너무나 애틋한 그런 존재였다.

 

어머니께서는 8남매 막내인 나에게

평생 애지중지하던 장농을 남기고 홀연히 떠나셨다.

 

아버님 금반지와 어머님 금반지도 함께...

 

집안사 들춰보면 어느 누구나 특별한 사연이 없을 리 없겠지만

나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이 있었다.

 

장남인 맏형이 부모님과 함께 기거했지만`한 지붕 두 가족`같은 형태로 살았기에

말년에는 우리집에 오셔서 고단한 삶을 마감하셨다.

 

많은 형들과 누님이 계시지만

아무도 부모님의 유품을 달라고 하지 않으셨다.

 

물론 거기에도 이유가 있다.

생전 어머님의 말씀도 있었고 15년 여를 내가 모시다시피 했기에 말 꺼내기가 껄끄러웠을 거다.

 

나는 형님들 중 어떤 분이든 원하시는 분께 드리고 싶었다.

관리도 자신이 없고 형님들께 중요유물을 드리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아름다운 유품을 닦고 조이고 기름쳐서 잘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오동나무 결을 보면서 생전 애지중지하셨던 어미니의 손길을 기려본다.

내 마음 속에는 부모님이 항상 살아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