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想

제비가 왔어요

진이아빠 2009. 3. 18. 17:42

오늘 인근 인월장에 갔다가 집에 와서 문득 하늘을 보니

새까맣게 하늘을 나는 새들이 보인다.

제비였다.

 

작년말 필리핀에 머물 때

오후 느즈막한 시간에 하늘을 나는 새들을 자세히 보니

어릴적 우리집 처마밑에서 집짓고 새끼기르던 그 제비 아니었던가!

 

너무나 반가워 집안 일을 돕는 아주머니(아떼라 부름)에게

저 새가 무슨 새인지, 본 적은 있는지를 물었다.

한참을 보더니 모르겠다고, 제비라고 말해도 제비가 뭔지를 몰랐다.

 

하루하루 벌어서 아기 우윳값 감당하기도 벅찬 일상사에

자연스레 찌들려서 사니 하늘을 보고 낭만을 느낄 여유가 없었을 게다.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났다.

 

디카를 꺼내들고

하늘을 나르는 제비들을 잡아보려 애썼지만

똑딱이 디카의 비애랄까, 결국 망원의 한계와 셔트스피드의 부족을 절감하고 포기했다.

 

삼월 삼짓날이나 돼야 제비가 온다고 했는데

음력 2월 22일인데 벌써 오다니 너무나 반갑다.

 

제비야~

무사히 지내다 가을에 강남으로 가렴

혹시 튼실한 박씨라도 가져왔으면 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