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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장마가 버겁다.

진이아빠 2008. 6. 21. 15:40

이제 이사한지 한달 남짓.

장맛비가 농사일을 못하게 하는 반면

길고 지루한 휴식이 마음만 조급하게 만든다.

 

감자밭에도 가서 언제 캘 수 있는지 봐야 하고

감나무밭에도 가서 천연퇴비가 되라고 뿌렸던 호밀을 베야 되고

아니 호밀은 벨 시기를 이미 놓쳤다고 해야 솔직할 듯...

 

콩씨도 사다 놓았으나 포트에 심지 못했고

부산물 퇴비도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구할 수 있단다.

이미 주문받아 각자에게 배당된 후라서 이젠 살 수가 없다고 하니...

 

농사일들은 또 그렇다 치고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지은 집인데 장맛비가 제법 실하게 내리니

민박용으로 지은 1층 여기저기서 비가 샌다.

 

집짓기라는 게 참으로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란 걸 알기에

공사기간 내내 울산과 남원을 오가며 길에 엄청난 돈을 뿌렸고

중요한 일들이 있을 땐 아예 모텔을 얻어서 두어 달 머물며 감리를 했건만 츠암 나...

 

영세업자들이 일용공들을 쓰고

자재비에서 한 푼이라도 더 남기려 드니 부실공사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특별히 인터넷으로 견적도 받고 업체선정도 했는데 결과가 맘에 안든다.

 

방수공사는 한번 잘못되면 바로잡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걸 아는데

업체사장은 표면적으로는 별 것 아닌 양 걱정말란다.

최초 공사시점에서 부터 얼굴붉히며 조언을 했음에도 내 말을 안 들어 그도 손해가 크다.

 

보기엔 안쓰럽기 그지없지만

누수가 되고 당장 코앞에 민박 성수기가 닥쳤는데 마냥 동정만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일단 한해농사인 성수기 전에 공사만 완벽히 끝내달라고 이야기 좋게했다.

 

그랬더니 재시공하면서 깨진타일 등의 쓰레기 버리는 비용이라도 부담해 달란다.

흔쾌히 승락은 했지만 지난번에도 내가 줬고 값도 만만찮아 속앓이를 한다.

자루 하나당 2,500원인데 이번에는 열하나나 된다. 휴~-,.-

 

비가 오다말다 한다.

내일은 꼴랑 하나뿐인 딸아이가 방학해서 온다.

비도 오고 특별히 할 일도 없을 것같아 딸아이랑 마시려고 피쳐맥주 8병을 농협마트에 가서 사왔다.

 

평소 아는 농협 직원아주머니께서 멋지게 산다며 칭찬을 하신다.

요즘 대학생들 맥주 한잔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어딨겠으며

아빠랑 안 마셔도 다른 데 가서 다 마실거라고 했더니 웃으신다.

 

내일은 아이와 그 동안 떨어져 생활하며 있었던 애환을 허심탄회하게 들을 것이다.

부모와 자식간에도 모름지기 `소통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겠기에...

이명박 대통령도 요즘 소통의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잖은가...ㅎ

 

얼른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